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에서 바람을 맞이하고 있자면 주름진 손이 당신의 손 위를 덮습니다. 익숙한 온기, 동시에 그리운 온기입니다. 뒤로 남은 이들을 돌아볼 필요는 없습니다. 죽음은 결코 되돌릴 수 없으니까요. 또한 당신은 그 사실을 가장 잘 알고 있죠. 숲지기는 여전히 고독한가요?
더는 다른 이들의 시선에 쫓겨 살아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모든 걸 기억하는' 이반 예레미야 마나네가 부검대 위로 오를 차례니까요. 알코올 냄새, 차가운 온도, 익숙한 메스의 감촉까지. 단지 당신의 죽음을 살피는 대상만 변했을 뿐이죠. 이 모든 건 바라던 결말이던가요? 답하는 이는 없습니다.
눈앞에 아름다운 유화가 놓여 있습니다. 가장 저주스럽고 동시에 가장 끈질겼던 존재입니다. 노력이 정말로 빛을 발하는 날이 오긴 할까요? 손에서 힘이 빠지는 지금, 모친의 신념에 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래도 이만하면 제법 괜찮지 않았냐는 물음은 끝내하지 못합니다.
끝내 잡지 못한 별빛의 잔상이 눈꺼풀 안에 스며듭니다. 어쩌면 이게 가장 나은 결말일지도 모릅니다. 세상의 전부를 뒤졌으나 만나지 못한 사람을 만나러 갈 시간입니다. 여긴 아직 찾아보�� 않았잖아요. 흔들리는 배 안에서 내내 불안에 떨었는데, 이제 그���지 않아도 괜찮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