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때 나는 거짓 일기를 썼음
"오늘은 엄마 아빠랑 롯데월드에 갔다 정말 재미있었다"
그날 사실 나는 부모님이 안방에서 소리 지르는 걸 들으면서 이불 속에 있었음 숙제라서 쓸 얘기가 필요했고 행복한 가족 일기는 베끼기 쉬웠음
담임 선생님은 매일 일기 밑에 빨간 펜으로 한 줄씩 답을 써주는 분이었음
그 일기 밑에는 이렇게 달려 있었음 "롯데월드 사진 선생님도 보고 싶다"
나는 겁이 나서 다음 날부터 놀이공원 얘기를 쓰지 않았고 대신 급식 얘기만 썼음 선생님은 급식 일기에도 꼬박꼬박 답글을 달았음
몇 달 뒤 부모님이 이혼했고 나는 전학을 갔음
일기장은 이삿짐에 섞여 어디론가 사라졌는데 20년이 지나서 이사 정리를 하다가 낡은 박스 바닥에서 발견했음 반가워서 열어봤다가 맨 마지막 장에서 손이 멈췄음
선생님이 마지막 날 쓴 답글이었고 내용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