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큐 전철 ‘뎅엔쵸후(田園調布, Den-en-chofu)’ 역 차내 안내 표시. 국립국어원의 일본어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덴엔조후’가 되어야 맞겠으나, 여긴 한국이 아닐 뿐더러 (당연히) 표기 주체가 일본 사철이다보니 최대한 현지 발음에 한국어 표기를 잘 끼워맞춘 느낌이다.
이번 선관위 문제를 보면서 느낀 점. 잠실에 있는 시위대 내에서도 이런 문제의식에 따른 긴장감이 흐르는 것 같음. 아래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태극기만 허용하고 성조기는 허용하지 않는 것, 구호를 통제하려고 시도하는 것 등등에서 그런 모습을 엿볼 수 있음. 문제는 그런 검열이 더러운 정치 싸움과 ‘순수한 애국 시민’의 목소리를 구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것.
언젠가부터 진영을 막론하고 정치성, 당파적 맥락의 표백이 승리를 위해 꼭 필요한 정치 전략으로 여겨짐(박근혜 퇴진 시위 때부터 그런 경향이 강화됨). 나는 이와 관련해서는 자유주의적 성향을 띠는 범민주 세력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함. 이들은 형식적, 절차적 민주주의를 ‘정치적 색깔’과는 무관한 문제처럼 보이게 만들었기 때문.
물론 냉전으로 인해 왜곡된 정치적 지형 속에서 대중적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그게 더 쉬운 길이었을 거라고 생각함. 하지만 제도의 영역으로 포섭되기 어려운 실질적인 삶의 문제가 중요한 오늘날, 자유주의 세력은 쉬운 길을 따른 대가를 치르게 되어있다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