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비가 쏟아져요.
공기 중 습기에, 불규��한 빗소리에, 여름의 푸릇한 비 냄새에. 온몸이 푹 젖어버릴 것 같아요.
셀 수 없는 빗방울의 수만큼의 생각들에 젖어버린 몸뚱이가 바닥으로 짓눌려요.
이대로 바닥에 짓눌려 차오르는 빗물에 모든 호흡기가 잠겨버리는 게 아닐까요.
눈물과 바닷물은 좀... 비슷하지 않을까.
짠맛도, 귀를 둥글게 만 손으로 가만히 가렸을 때 들리는 파도 소리도.
.. ... .. 강에서 흐르고, 또 흐르다가 결국 바다의 끝에 도착해서. 그 바닥에 ��이고 또 쌓인 채로 내내 해수면을 올려다보는 일. 고막이 물에 융해될 만큼 파도의 숨소리를 듣는 일.
이상하죠. 근처엔 강도 바다도 없는데 이렇게 선명하게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는 게.
선생님, 저는 미쳐가고 있는 거죠.
발목을 잡아 이끄는 파도를 따라 가슴팍 가득 부서지는 포말들을 끌어안고 싶다니. 미쳐가는 것이 아니라 이미 미쳐버렸을지도 모르겠네요.
심해를 부유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