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끝났지? 이제 맞자, 그럼.”
말실수에 아차 싶은 순간,
가볍게 끌려 내쳐지는 몸뚱어리.
몸이 짓눌리곤,
반응할 틈도 없이 날아든 주먹.
“우리 개새끼는 말보단 행동인데. 그치?”
급하게 잘못을 빌어보지만,
“개가 어떻게 사람 소리를 내.”
손아귀에 목이 눌린 채,
조용히 켁켁거리기만 ..
“하, 하.. 저- ”
“조용.”
부드럽지만 단호한 한 마디에
숨과 말이 잘린다.
짧은 정적 속 저릿한 입술,
뜨겁게 타들어가는 목 끝.
“옳지.”
자세가 풀리고
안도감이 채 스미기도 전
숨을 조이는 목뒤로 감긴 손.
“기다려. 아직 더 할 수 있지?”
여전히 다정한 미소와 목소리,
섬뜩한 문장의 배열.
손에 쥔 일에 집중하던 머리 위로
툭, 따뜻한 손길이 내려온다.
바로 위, 의자에 앉아
부드럽게 쓰다듬던 그의 온기.
그리곤
다시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자신의 작업을 이어간다.
의자 아래, 무릎 꿇고 앉아
나는 내 할 일을,
그는 그의 할 일을.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아무 말 없이 이어지는 시간
“너 뭐해?”
멈칫.
손끝까지 차가워진 기분.
그냥 바람 소리였기를,
방금 건 착각이었기를 바라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마주한 시선.
입가를 손으로 가린 채
웃음을 삼키고,
숨도 못 쉰 채 굳어버린 나를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며,
“계속해봐. 방해 안 할게.”
「 저는 이불을 더럽혔습니다. 」
무릎을 꿇은 채 손을 들고,
목엔 커다란 피켓 하나.
입은 댓 발 내민 채 창피한 듯
얼굴을 붉히고 숙인 고개.
시간이 점차 지나며
팔과 다리는 저려오고,
애처로운 눈빛으로
용서를 구해보지만,
"습, 팔 내려간다."
무심한 자세 지적 후
다시 일에 집중하는 그.
“이리 와.”
“싫~어”
장난기가 가득한 채로
웃으며 한 번 튕겨보자,
“응?”
돌아온 짧은 되물음,
그대로 쪼그라드는 심장.
그래도 바로 굽히긴 아쉬우니
한 번만 더, 한 번만.
“싫 -”
움찔, 눈이 마주치고,
“지 않다고요. 응…”
눈치를 보며
슬그머니 자리로 와 꿇고 앉는다.
피식-
그가 웃었다.
“잘못, 잘못했어요, 죄송해요..”
여전히 말 하나 없이,
얼굴과 몸에는
하나 둘 쌓여가는 멍 자국.
한 마디라도 들려오길 바라며
눈물에 묻혀 계속 빌었다.
“잠시, 잠시만요,, 그만..”
그럼에도 돌아오는 건 침묵과 고통뿐.
“할,할래요, 하고 싶어요
아까 하기 싫다고 한 거 하게 해주세요 제발..”
“아니야, 안해, 아니 못해.
이건 진짜 못해요 진짜, 제발요..”
도구를 보는 순간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3, 2, …”
그러나 수를 세는 소리에
도망갔던 그 자리로 원위치.
한참의 침묵 속
“죄송ㅎ..”
짝-
애원도 비명도 닿지 못한 채
계속해서 쌓이는 선명한 자국들.
“아아~ 안들려요, 안들려”
하기 싫어 괜히 안 들리는 척,
고개를 휘젓던 목 위로,
딸깍.
“소음 감지형이야. 계속 짖어보던가.”
무슨 소린가 싶어
물어보려던 순간,
파직 -
뾰족한 전류의 고통.
비명조차 나오지 않고,
몸이 굳은 채로 떨기만.
“왜, 더 짖어보지 그래? 아까는 잘만 짖더니.”
“이리 와.”
부드럽게 나를 부르는 목소리,
생긋 웃으며 아래를 향한 가벼운 손짓.
예쁨 받을 생각에 신나
곧장 무릎을 꿇고 바라본 순간,
짝-
뺨을 울린 소리와 함께
그대로 넘어진 차가운 바닥 위.
“원위치.”
당황할 새도 없이 떨어진 명령에 다시 자세를 잡자,
뺨 위로 또다시, 반복되는 스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