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원의 어느 밥집 정원
그리고 남한산성의 노천 카페에 놓인 테이블에 앉아
사진 한 장을 꺼냈다.
세월의 더께를 지우고 또 지웠다.
실제 얼굴을 저렇게 되도록 문질렀다면
피가 철철 났을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얼굴로
변신한 사진을 들여다 보며
이게 무슨 소용이랴...
내가 아닌걸 ㅉㅉ
비 내리는 아침.
감자를 삶았다.
껍질을 까지 않고 삶아야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 하지만
습관이란게 무서운 것이라...
엄마는 놋숟갈로 감자를 긁어 깎고
밀가루 반죽을 질컥하게 만들어 끼어 얹고 양대콩 듬성듬성 놔서 뉴슈가로
단맛을 내어 감자를 삶았다.
비멍을 하며 먹던
그 감자��
그립다.
어제 오이지 때문에
딸과 언쟁을 벌였다.
얇게 썰어 물에 담가�� 오이지를 건져
나이먹고 손가락 아픈 내가 맨날 짜는게 억울해서 한소리 했다.
"앞으로는 더 많이 먹는 사람이 오이지 짜라"
오늘 소쿠리에 바쳐 둔
저거 누가 짜게 될까. .ㅎ
난 절대 안해!
여름날 오이지는 너무 맛있긴 하다.
아산 천안역에서
친구를 만나
청양에 있는 "고운식물원"엘 다녀왔다.
6월에 걸맞는 꽃들과 함께
푸름을 더해가는 울창한 숲길을 걸으며
사춘기 소녀들같이 웃으며
숲을 흔들었다.
집으로 가는 기차를 타러
역으로 왔는데
소나기가 와락 쏟아진다.
플랫폼에 서서
6월의 빗소리를 듣는다.
LDL 수치가 156
약간 마른 체형이지만
고지혈증 때문에 매일 운동을 하고
아침,삶은 달걀 2개와 우유 100ml
��심은 급식
저녁은 야채와 세숟갈 정도의 밥을 먹는데 뭐가 문제인지..
"그렇게 노력해도 수치가 안내려 가는건 유전입니다"
약을 받아왔다.
지금부터 약 시작인가 ㅠ.ㅠ
걸으러 가야겠다.
어젠
월정사에서 상원사에 이르는
선재길 8.7키로를 걸었다.
날은 조금 흐렸고
이따금 빗방울이 떨어지기도 했다.
6월의 숲은
어찌나 벅차던지
내 마음으로 다 끌어 안을 수 없을만큼
울창했다.
걷는 내내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한것같다.
다정한 사람
��에 진심인 사람이 되기를...
집 돌아와
자리에 한 번 앉아보지도 못하고
내일 영월 갈 준비를 하느라
여태 지지고 볶았다.
오전엔 철부지 딸 노릇을 하며
친정엄마가 해 준 밥을 얻어 먹었는데
오후엔 내가 친정엄마 노릇을 하느라
딸네 갖다 줄 찬거리 장만을 했다.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게
슬프지만 맞다
엄마는
내가 준비해 간
거금?이 든(50만원)봉투를 한사코 받지 않으셨다.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약속이
자식들 돈 받아쓰지 않는것이란다.
비행기 삵이 얼마냐고 물으셨다.
얼마 안한다고 했다.
3만원쯤 하냐고 물으셨다.
그렇다고 했다.
장롱속에 꿍쳐둔 5만원 지폐 한 장을
주셨다.
받아왔다.
이팝나무꽃이
하얀 쌀밥을 붙여 놓은듯
피어난 5월의 아침.
우산을 바쳐들고 한참을 걸어 꽃집에 다녀왔다.
카네이션 화분을 사다 놓으려고
울산,김포를 오가는
가성비 떨어지는 일을 몇년째 하고 있지만
"엄마를 몇 번이나 더 볼 수 있을까"
손익으로 계산되지 않는 일을
나는 오래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