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서 죄송합니다. 1월은 단숨에 지나가는군요··· 2월마저 지나가면 봄바람이 흘러 들어오는 3월이라지만, 도련님께서는 아쉽게도 추위를 많이 타셔서 말이죠. 아마 4월까지는 코트를 놓아주시지 않으�� 겁니다. 미리 4월에 입을 만한 얇은 코트를 사두는 것이 좋겠네요. 지금의 코트는 털코트이기에.
아직도 잠을 청하지 않으셨다면, 어서 당신 스스로의 몸에게 자유를 건네주시길 바랍니다. 여전히 깨어있다는 사실로 잔뜩 속박되어, 죽음을 준비하는 생명체만의 경이롭고 놀라운 행위를 맞이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죽음을 하루 빨리 ��볼 수 있는 기회를 걷어차다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많이 안다고 해서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세상엔 모르는 것이 이득인 부분도 있을 터. 지금은 단잠을 청하고 계신 유약한 도련님께서, 언젠가 당신의 사망선고를 받게 하고 싶지는 않다는 제멋대로의 판단입니다. 아직 당신은, 죽음의 고귀함을 맞이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까요.
은발에 검은 의상, 장의사······. ······아하. 알다마다요! 그렇지만······ 그의 행방은 비밀로 두겠습니다. 그러니까, 그의 뒷모습을 추종하시는······ 작은 인간 아가씨. 이쪽의 세계는 깊고도 어두운지라, 당신께서 모르는 이야기가 달콤한 함정으로 위장해있으니까요.
어이쿠. ······도련님 쪽으로 찾아오신 손님이신가요? 도련님께 미리 손님에 대하여 언질 들은 바가 없기에, 실례하겠습니다. 신원 확인이 불분명하니까요. 그저 아무것도 모른 채 멋대로 이곳에 발을 들인 안타깝고도 어리석은 놀잇감에 불과하시다면, ��� 쪽의 분과 같은 취급을 받게 되실 겁니다.
도련님께선 애초에 이런 날들이 있는지도 모르시는 눈치이십니다만······ 굳이 알려드릴 생각은 없습니다. 쓸모없는 천사의 날에 대해 알려드리기엔 도련님의 일정은 언제나 가득 차 있다는 것과, 도련님의 단잠을 망치는 것은 집사로써 할 일에 포함되지 않는단 사실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며칠전이 천사의 날이었다지요. 고작 10월과 4일이 합쳐진 날이라니, 흔해 빠졌습니다. 일년에 무려 한 번씩이나 그들을 칭송하는 이야기를 이 두 눈에 담아야 한다니. 무자비하게 비춰지는 그들의 이야기를 강제로 읽어야 하는 신체의 허물이 썩어 문드러지지는 않을지 그에 대한 통탄스러움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