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죽었다. 그런데 왜 이러지? 나는 슬프지 않아. 아니, 슬퍼할 수가 없어. 오히려 절망감이 몰려와. 하지만 죽음은 생물학적 비가역성이고, 그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은 너무나 명백한데도 나는 자꾸만 그가 나를 부르던 순간을 되감아.아마 이것이 강박적 애착의 종착점이겠지.
절망. 그것은 인지부조화, 실존적 허무주의, 그리고 열역학적 비가역성이 한데 뒤엉켜 만들어낸, 인간에게 가장 비효율적인 자기인식. 그렇다면 희망은? 희망은 미래라는 미지의 변수를 긍정적으로 환산하는 정신적 휴리스틱이고, 절망은 그 계산식에서 기대효용이라는 허구적 상수를 삭제하는 행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