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역시 한때는 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환율이 2,000원을 넘어가며 물가가 폭등하는 상황이 오면, 사람들이 비로소 각성해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낼 것이라 믿었다. 경제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환율이 왜 치솟는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고 제대로 이해하려 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은 생각이 달라졌다. 설령 환율이 2,000원을 돌파하고, 국밥 한 그릇 가격이 2만 원을 넘어서는 상황이 오더라도, 사람들은 오히려 대중매체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소음에 더 깊이 빠져들 것만 같다. 그리고 그 소음 속에서 엉뚱한 곳에서 원인을 찾고, 또 엉뚱한 대상을 비난하며 살아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느낀다.
문제는 정보의 부족이 아니라, 무엇이 본질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데 있다.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사람들은 더 똑똑해지기보다 오히려 더 쉽게 흔들리고, 더 자극적인 이야기, 더 단순한 설명에 끌린다. 그렇게 본질은 점점 가려지고, 표면적인 현상만을 붙잡은 채 서로를 탓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상황이 얼마나 나빠지느냐가 아니라, 그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아무리 환경이 극단적으로 변해도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래서일수록 더더욱 소음에서 한 발 떨어져, 본질을 보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남들이 무엇을 얘기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가 결국 미래를 결정짓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