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교환작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는 잘 모르지만, 이 두 곡은 어느 부분을 누가 담당하냐를 정해놓지도 않았고, 각자 특정 파트를 만들어 비교한 뒤 선택하는 과정도 없었고, 그냥 트랙을 교환하며 서로 보강하고 이것저것 덧대기만 하여 완성된 곡들입니다.
정확하고 치밀한 계획보다는 그냥!! ��다 붙여!! 아무튼 좋아짐!! 이라는 느낌으로 꽉꽉 채워버려서, 양감(?)있는 곡들이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트랙메이킹 작업을 하도 안 하다 보니, XeoN님께서 너는 곡작업을 왜 안하냐 불만이 뭐냐 시위하는거냐 아님 개기는거냐 라고 하시며 거의 완곡이 되어있던 Sleipnir의 가완본을 보내주시고 여기다 뭐라도 붙여라 말씀하신 것이 이번 작업의 시작이었고...ㅎ...
그 가완본에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뭘까를 고민하며 이것저것 덧대다 보니, 타악기 소스와 필인 연출이 보강되었고, 추가적인 교환작업을 통해 세세한 부분들이 조정되며 Sleipnir의 작업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Sleipnir의 작업이 곡의 아웃트로에 도달했을 때 쯤에-이 아웃트로가 앞에 진행되었던 곡조와 다른 곡 같아서 인상적이다 라는 생각을 했고, 거기서부터 진짜 다른 곡을 구성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이 두 번째 작업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래 이왕 합동작업을 하는데 한곡 더 만들어서 스케일도 키우고! 내 컬러(뭔지 모름)도 넣고! 연출도 넣고! 수미상관! 라이트모티프! 형제곡! 내 소리를 썼으면 나도 너의 파트를 쓰겠다! 라며 오만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일단 떠올린대로 만들어보자 싶어 구성을 시작했습니다.
메인 리듬은 원곡과 다름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4otf로, 피아노보다 신스 위주의 좀 더 전자음악적인 구성으로, 화려한 기교보다는 직선적이고 우직한 느낌의 16박 아르페지오를 꽉꽉 채운 구성으로...
이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컨셉과 작업 방향이 정해지고, 제목까지 정해지게 되었습니다. 속도감과 중압감이라는 다른 키워드를 가졌지만 테마는 하나로 연결되기 때문에, 어떤 아이디어가 먼저랄 것 없이 자연스럽게 연상되어 각 키워드에 맞는 Sleipnir와 Megingjord라는 제목이 붙었습니다.
DMRV의 본편 스토리 세계관에서 북유럽 신화의 요소를 차용하기 시작했기에 곁다리로 껴들어가기도 괜찮겠군 하는 생각이 들었었죠. 물론 노르딕이나 아이리시 쪽의 분위기를 살린 음악도 아니었고, 그런 스케일을 쓰는 음악도 아니었기 때문에, 제목이 이래도 괜찮나 하는 생각도 들긴 했습니다만... 아무렴 어떠냐 테마가 중요하고 연결성이 생기면 됐다 지금 완성이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데 어쩌구저쩌구... 하며 일단 두 번째 작업을 개시했습니다.
첫 번째 작업과 마찬가지로 수 회의 교환작업을 통해 서로 이거어때 저거어때 하며 작업을 진행했습니다만, 오랫동안 작업을 하지 않았었기에 결국은 어째야 할 지 몰라 막히는 구간이 많았고, 그럴 때마다 XeoN님의 도움을 받아 어찌저찌 풀어나��습니다. '일단 갖다 붙이고 고치든가 거기다가 더 갖다 붙이면 해결된다' 라고 말씀하셔서, 그으래 그러면 일단 꾸역꾸역 집어넣는다 하고 아르페지오 진행도 2화음으로 바꿔버리고, 메인 리드 신스는 가상신스 다섯개 일곱개씩 붙여버리고...
아무튼 뭐든 구겨넣으면서 무게감을 늘려가며 곡을 진행해 나갔습니다. 어느 파트던 간에 그 파트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에는, 연출에 특정 요소가 나왔다가 들어가거나 - 다른 소리와 대체하지 않고, 무조건 추가되는 방향으로만 소리들을 구성했습니다. 한번 나왔으면 다음 파트까지는 무조건 달린다! 하면서 말이죠.
Sleipnir의 곡 중간에 등장하는 신스 드랍 파트에, 제 예전 곡인 Cypher Gate의 신스 사이렌이 활용된 파트가 있었습니다. '너는 이 부분을 무조건 완성시켜야 하고 난 네가 작업하는 꼴을 무조건 봐야겠다' 라는 굳은 의지가 느껴졌던 부분이었던... 아무튼 그 부분은 완성도가 높아 결국엔 손대지 않고 그냥 넘어갔었는데, ��� 파트에서 착안하여 그럼 나도 두 번째 곡에 XeoN님의 소리를 가져다 쓰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구상 초기부터 하고 있었고, 16박으로 달리는 곡으로 계획한 곡 특성 상 가장 잘 어울리는 Diomedes의 달리는 베이스를 가져다 쓰면 딱이겠다 싶어 그 부분을 Megingjord에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재밌는 이야기거리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DJMAX 시리즈에 오랫동안 참여한 서로에 대한 RESPECT로!
그렇게 후렴, 클라이막스까지 같은 방향으로 작업을 이어갔고, 마지막까지 교환작업을 해가며 곡을 완성했습니다.
계획한 대로, 패턴까지 생각하여 쉴 틈 없이 압력을 가하는 느낌으로 '힘'이라는 키워드에 맞는 곡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쩔쩔매긴 했지만 재미있는 작업이었고, 기존에는 V-LINK 특전 수록곡으로 원래 있던 곡들의 Extended 버전이 수록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사양으로 곡을 제공할 수 있었던 점도 특별한 부분이 된 것 같네요.
들어주시고, 플레이해주시고, 봐주신 분들께 모두 감사드립니다!
아주 멋진 비주얼을 만들어주신 SB_Engineer 님, 믹스/모니터링 도와주신 ned님과 RAVE팀 분들께도 대단히 감사를 드립니다!!
DLC 발매 후 이것저것 정리가 되어 써보는~ 음악작업 주절주절~입니다
이번에 @Bt_XeoN님과 함께 제공하게 된 두 곡의 합작곡은 화려함, 속도감이라는 키워드를 가진 Sleipnir와, 중압감, 힘이라는 키워드를 가진 Megingjord라는 곡으로, 같은 키를 사용하고 일부분에 동일 프레이즈를 공유하고 있는 쌍둥이곡입니다. 저는 제작 기획, Sleipnir의 리듬과 연출 보강, Megingjord의 기초 제작으로 참여했습니다!
지루할 수도 있는 장황한 내용은 따로 이어서...
https://t.co/6OoBaNqNY6
@7SEQQ + @Bt_XeoN 님의 메긴기요르드 BGA작업을 했습니다
멋진 두 아티스트분의 의도에 맞춰
"인내찬가"라는 주제 아래, 슬레이프니르의 글 순서와 연출 구조를 거꾸로 뒤집어 새롭게 구성해봤답니다.
노래 / 패턴 / 영상 삼박자의 조화를 꼭 게임속에서 즐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