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일일 뿐입니다. 당신이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당신의 아내가 열심히 생활하는 것처럼. 나도 내가 해야 하는 일을 열심히 할 뿐이에요. 내 일이 당신과 연관된 것에 대해서 나는 어떠한 유감도 느끼지 않습니다. 선생님, 왜 울고 그러십니까? 우리 대화로 시작하는 게 어때요?
선생님이 내게서 도망칠 수 없는 이유. 나는 당신이 한 일의 대가, 인과율 그 자체이기 때문이지. 천사, 악마, 뭐든 좋아요. 부르고 싶은대로 부르고 씌우고 싶은대로 씌워서 보시길! 그게 마음 편하다면 말이죠. 아무래도 그, 내가 저지른 죄의 대가가 따라다닌다 생각하면 죄책감이 어마어마하니까?
날 뭐라고 생각하죠? 나는 언제나, 어디에나 있습니다. 그게 단순히 비밀 경찰의 모토라 그런 거로 생각하진 않으시겠죠. 모든 일에는 인과가 있습니다, 아십니까? 어떤 행동을 하면 그에 따른 결과가 반드시 나오지요. 나는 그저 그것일 뿐입니다. 내가 선생님 앞에 있는 이유.
조금 더 결정하기 쉬운 질문을 드리죠.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당신이 저지른 ‘나쁜 짓’에 대해 벌을 내릴지 아닐지도 모르는 신과, 확실하고 분명하게 존재하며 당신의 생사여탈권을 바로 지금 이 순간 휘두를 수 있는 각하.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그 각하의 무기죠, 바로 선생님을 향해 발사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