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fl8e (뻥 뚫린 구멍 틈으로 솟는 혈이 지저분하게 느껴진다. 이 옷은 버려야겠다. 다시 만들자. 유리 날 날카로운 부분으로 거슬리는 옷가지 단추 하나둘 튿고 맨 피부 위로 붙였다. 유리를 통해 빠르게 박동하는 심장이 느껴지는 것 같아.) 입 좀 닫아 봐, 자꾸 피가 나오잖아. 더러워.
@srfl8e 그럼 가짜로 하니. 펜촉으로 살갗을 찢으면 아프겠지? 뭐가 좋을까. 뭐 칼 가진 것 없어? (나동그라진 몸 거들떠도 안 본다. 대답을 기다릴 필요 없이 곧장 근처 보이는 빈 병 들어 내리친다. 딱 알맞아 보이는 예쁜 것을 집어다 보기 좋게 누운 몸 위로 자리 잡고 앉았다.) 이름이 뭐야?
@srfl8e 이거 흉내가 아니라 진짜 피잖아. 어쩜 이렇게 진짜같이 잘 만들었을까. (끈적하고 비린내가 솟는 피……. 흉기로 전락한 물건 도로 들어 이번에는 목으로 거침없이 찍어댄다.) 걱정하지 마. 안 죽을 거야. 한 번만 열어 보자니까. 너도 안에 뭐가 있는지 궁금하지 않니?
@srfl8e 유서에 적을 이름 찾는 거라면 죽는 게 맞는지부터 확인을 하셔야 하고. (어차피 붙이는 그대로가 이름이 된다. 궁금하다. 이 속에 있는 심장은 열어도 계속해서 움직일지 혹은 움직이는 척만 이어질지. 강하게 느껴지는 직감이 이것이 정녕 인간이냐 묻고 있는데.) 야.
그런데, 심덕아. 종달새 가닿을 곳 어디 있느냐. 새장을 싫어하는 너잖아. 자유를 원하면 인세 어디에도 종달새 사람 사이 들어가 숨 쉴 곳은 없어. 그렇게 날다 추락해 죽겠지. 새가 낙사라니 얼마나 우습니. 그러니 저 상공 훨훨 방황하다 지칠 무렵 되면 내 양손 안으로 고이 들어와 쉬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