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 소중한 새덕후와 혐오주의자들에게>
곤충들이 매년 얼마나 죽는지 아시는가? 수억 마리 단위다.
그것도 노쇠나 병사가 아니라, 대부분 잡아먹혀 죽는다.
그리고 그 절대 다수의 가해자가 새들이다.
새는 곤충을 잡는다. 그 외에도 여러 도시 생명을 잡는다. 먹기 위해 잡기도 하고, 유희를 위해 잡기도 한다. 나비 한 마리를 물어다가 발톱으로 뜯어 놓고 그냥 날아가버리는 장면을 나는 여러 번 목격했다. 멸종위기 곤충을 딱히 가려서 잡는 것도 아니다. 도심 참새 한 무리가 하루에 사냥하는 곤충의 개체수를 대충만 계산해봐도 절로 한숨이 나온다.
문제는 이 새들의 개체수가 인간의 손에 의해 인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씨앗을 던져주는 사람들, 인공 새집을 걸어두는 사람들, 사비를 들여 새 목욕물을 채워두는 사람들. 이들은 새를 사랑한다지만, 결과적으로 도시 곤충 생태계를 파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자연이 감당할 수 있는 개체수를 넘어선 새 집단은 결국 도심 곤충의 씨를 말린다.
매미 이야기를 해보자. 매미는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십수 년을 땅속에서 유충으로 산다. 그 긴 시간을 견딘 끝에 마침내 지상으로 올라오는 그 순간, 매미가 마주하는 것은 까치와 까마귀 떼다. 한여름 정오의 아파트 단지에서 매미 한 마리가 붙잡혀 발버둥치며 내는 비명 소리를 들어본 적 있는가. 그 소리는 사람의 귀로 감당하기 힘든 종류의 소리다. 십수 년의 기다림이 몇 분 만에 소거되는 소리. 그 학살이 오늘도 우리 머리 위에서 벌어진다.
그러므로 이 사태는 명백하다. 이젠 새를 유해조수로 지정할 수밖에 없다. 참새, 까치, 까마귀부터 시작해서 개체수를 통제해야 한다. '새맘'들의 무책임한 급식과 피딩을 규제해야 한다. 아파트 베란다의 씨앗 접시를 걷어내고, 새 목욕통을 압수해야 한다. 이대로 두면 도심의 곤충은 십 년 안에 씨가 마른다. 새들을, 이젠 죽일 수밖에 없다.
이정도 개소리가 딱 지금 새덕후가 고양이에게 하고 있는 말이다.
나는 새도 사랑한다. 도심에서 함께 살아가는 비둘기와 참새, 까치와 까마귀, 왜가리, 최근에는 심지어 황조롱이와 부엉이까지 우리 곁에 왔다. 이들이 인간이 만든 도시 안에서 어떻게 하면 계속 행복할 수 있을지, 나는 늘 궁금하고 신경 쓴다. 고양이에 대해서 그렇듯이 말이다.
새를 사랑한다면 고양이도 사랑해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라.
다른 종을 향한 살처분이 답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다.
공존 좀 하면서 살자.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