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기에 학부를 조기졸업하니 대학 친구가 없다. 그나마 아는 동기는 어디 문학관에서 일한단다. 나랑 같이 등단하기로 했으면서. 소설은 뒷전이고 돈 버는 재미에 산다니 말리지도 못한다.
대학원을 조금 일찍 들어왔더니, 꿔다 놓은 보릿자루였다. 심지어 타대학 출신의 외래종이면 오죽할까.
자주 듣는 말은 ‘너도 이제 정신차리고 돈 되는 일 해야지.’ 이다.
아마 남은 평생 정신은 못차릴 것 같다.
고등학교 동창회엔 나가지 않는다. 미래의 꿈을 희망 학과에 맞추던 특목고의 녀석들은 전공이랑 썩 맞지도 않는 직장에 다닌다더라.
돈은 좀 만진다지. 솔직히 부럽다.
연애나 결혼이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아직 나는 등단도 못했단 생각에 눈이 번뜩.
내 책상 위에 여전히 펴져있는 원고지와, 은사님이 선물해주신 만년필과, 전 애인의 이름이 각인된 만년필과.
글 쓰기 힘들 때 읽자며 한권씩 올려두다보니 쌓여버린 조이스가, 카버가, 또 헤밍웨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