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커플 너무 너무 순수하고 차카니 이미지라 사람들 다 포스팅마다 "신이 만들고 싶었던 인류의 표본" "댓글 쓰기전에 손을 씻었음" "그들은 식사할때마다 32번씩 씹고 삼킨다" "그들은 오후 8시에 잠들고 오전 7시에 일어난다" "그들은 new type roman 폰트로 말한다" 이런 댓글들 다는게 진짜 웃김
크리스토퍼 놀란이 ‘오디세이’에서
해양민족 (Sea Peoples) 설정을 어떻게
비틀었는지 알고 나면 진짜 재미있음.
기원전 1200년 무렵, 이집트, 히타이트,
미케네 같은 당대 최고 문명들이 수십 년 만에
싹 다 멸망한 ‘청동기 시대의 붕괴’가 발생함.
이때 이집트 기록에 끊임없이 등장하며
도시를 불태우고 문명을 밀어버린 정체불명의
집단이 바로 ‘해양민족’임.
역사학계에서도 단일 민족이 아니라
난민, 용병, 해적이 얽힌 대혼란의 결과로 보는데,
놀란은 여기에 미친 상상력을 하나 던짐.
“그 바다의 약탈자 중 일부가,
사실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떠돌던
그리스 영웅들이었다면?”
이게 왜 소름 돋냐면,
우리가 아는 오디세이아 원작 텍스트를
피해자 시점으로 시선을 살짝만 틀어보면
그대로 성립하기 때문임.
오디세우스와 부하들은 전쟁에서 승리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낯선 해안인
'이스마로스'에 상륙함.
그리고 자신들의 입으로 이렇게 말함.
"우리는 그 도시를 약탈하고 남자들을 죽였다.
그리고 여자들과 보물을 나누어 가졌다."
그리스 병사들 입장에선 지친 몸을 이끌고
식량과 보물을 챙기는 '정당한 승리자'의 행동임.
하지만 아무 죄도 없이
갑자기 침략당한 마을 주민 입장에선?
그들은 그리스의 전쟁영웅이 아니라
갑자기 바다에서 검은 배를 타고
나타나 내 집을 불태우고, 가족을 살육하고,
재산을 털어가는 '괴물 같은 바다 사람들' 그 자체임.
트로이라는 거대한 제국이무너지면서 생긴 힘의 공백,
그리고 10년 전쟁으로 고향의 경제와 사회 시스템이
망가져 돌아갈 곳을 잃은 그리스 병사들.
이 패잔병들이 생존을 위해
바다를 떠돌며 또 다른 도시들을 짓밟는
해적이 되어버린 거임.
세계사를 뒤흔든 거대한 문명 파괴의 미스터리를,
'승자의 영웅담' 뒤에 숨겨진 추잡하고 잔혹한 생존기로
뒤집어버린 창의적인 해석.
'영웅'이라는 낭만을 찢어발기고
고대의 비극적인 현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시선이라 영화 보다가 진짜 소름 돋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