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은 결과가 아닌, 행위의 원칙에 있습니다. 공리주의는 행복의 총량을 기준으로 선악을 판단하죠. 그러나 우리, 인간이란 존재는 신이 아니거니와, 신이 될 수도 없어요. 저희는 행위의 결과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는 있을지언정, 그 결과를 완전히 예견하거나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가변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도덕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보편적인 도덕법칙은 성립될 수 없어요. 결과를 고려한다 해서 항상 최선의 결과가 도출되는 것도 아니죠. 의도했던 것과 전혀 다른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행위의 도덕적 가치는 결과에 따라 계속 달라져야 하나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결과는 우연과 경험의 영향을 받지만, 도덕은 그런 우연성 위에는 세워질 수 없으니까요.
때문에 도덕의 기준은 공리나 결과가 아닌 의무와 이성으로 세워져야 합니다. 결과와 무관하게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어야 비로소 도덕법칙이라 불러 마땅하니까요. 다시 말해 저희는, 보편적 입법의 원리가 될 수 있는 준칙을 따라서만 행동해야 하며, 도덕 행위는 역시 그 준칙에 의해 판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