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인연 중에는 둘 중 어느 하나가 죽어야만 정리되는 인연이 있다. 아버지와 나의 관계가 그랬다.
35년 만에 보는 얼굴이 영정 사진이라니 짜증이 솟구쳤다. 그리곤 슬픔이라는 감정이 섞이지 않은 눈물이 흘렀다.
회한, 안타까움, 그리고 이제 만날 가능성이 사라진데 대하여.
표백된 세계.
호텔은 일상 공간에서 생활의 흔적을 지워버리고 돈을 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관리해주는 멸균처리된 공간. 세계 어느 호텔을 가도 마찬가지다. 호텔 안에서는 인격은 지워지고 소비자의 정체성만 남는다. 커피 한잔에 몇 만원을 우습게 여기게 세뇌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