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은 만약 조금 덜 엄격한 집안에서 태어나, 남편 내조를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 처지였다면 분명 어느 순간 예술가적 재능을 꽃피울 수도 있었을 것이다. 특히 패션이나 공예분야. 남편 몰래 지하실을 자기만의 방으로 섬세하게 꾸미고 그곳에 친구들을 초대하며 즐거워했던 70대 여성.
그 분이 작년 돌아가셔서 올해는 그분의 아들이 꽃을 대신 사러 오신 거였다.
눈을 가늘게 뜨고 손님의 얼굴을 바라봤더니 그제서야 그분의 얼굴과 많이 닮았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그렇게 마음에 걸린 거였구나.예쁜 걸 정말 좋아하셨던 분이다. 그 분의 산소 앞에 예쁘지 않은 게 놓이는 건 싫다.
그래서 기다리시던 손님께 성묘가시는 전날 집으로 갖다 드릴 테니 주소를 알려달라고 했다. 손님은 많이 미안해하며 주소를 불러주셨는데..그곳은 우리 가게 20년단골 손님의 주소였다. 평소 나를 무척 귀여워해주시고 예쁜 것들을 구석구석 관찰하셨던 귀부인 할머니. 명절전날 항상 꽃을 사가시던.
지난 토요일 한 손님께서 산소앞에 놓을 꽃다발을 만들어 달라고 하셨다. 언제 쓰실 건지 여쭤봤더니 나흘 후라고..평소 같으면 보존 방법을 설명해드리고 말았겠지만 이상하게도 꽃을 잡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성묘 가는날 꽃이 시들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평소보다 강하게 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