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 번도 신을 믿어본 적도, 믿을 수도 없었으나. 하여 뒤늦은 기도를 괘씸히 여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신이 있다믄, 내 간절히 바라옵길, 강대진과 함께 저 새하얀 풍경을 볼 기회를 주시라요. 그 치의 눈을 보고, 실은 늴 많이 좋아했노라 고백할 기회를 주시라요.
대진준기
태준기 기일날마다 동네 슈퍼에서 소주 두병 터덜터덜 봉지째 사서 들어와서 안주 하나 없이 깡소주만 속에 부어버리는 강대진 보고 싶다... 평소에는 멀끔한 얼굴인데 기일 가까워질수록 모가디슈에서처럼 꺼끌꺼끌 수염 가득한 버석한 얼굴로 자기 앞자리에 잔 하나 더 놓고 채워 주는...
태준기 없이 현실을 살아가던 강대진이 더운 여름 모가디슈, 태준기 죽던 날로 타임리프 하는 거 보고 싶음 태준기를 살리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썼으면 좋겠다 차를 바꿔서 타거나 조금 더 늦게 출발한다거나 아니면 태준기를 자기 옆에 태우고 자기가 운전한다거나... 하지만 결말은 똑같고...
어떻게든 멀쩡하게 이태리 대사관 앞에 도착해도 갑자기 ���장한 반군의 총에 맞아서 죽고... 절실한 강대진 앞에서 n번째 죽는 태준기... 죽는 모습을 계속 눈에 담고 괴로워하면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강대진... 이번이 마지막이다 씨빨 하고 또 도전하는데 태준기가 죽기 전에 읊조리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