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내게서 얻고, 그것들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나 자신을 자랑스럽게 해. '이 모양인 나' 는 너와 내가 함께 있는 순간 '누군가에게는 없어선 안 되는 나' 가 되곤 했으니까. 그런 나의 사는 법을 부정하는 것처럼, 내 한계를 능가하는 너의 강함을 증명 당한 날에는 때아닌 비참함도 느꼈다.
네가 '옷 입는 방법은 모른다' 고 하면, 나는 네게 소매를 걷는 방법과 옷매무새를 정돈하는 방법, 그리고 단추를 잠그는 방법과 푸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네가 '이건 어떻게 먹는지 모른다' 고 하면, 나는 네게 수저를 쥐는 방법과 음식을 자르는 방법, 그리고 씹고 삼키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 아버지? 아냐아냐, 난 일본인이라고. 영국에 아버지가 있을 리가 없잖아! ······일본에도 없지만! 그 사람은 그거야. 옛날에 코번트리 쪽에 들렀을 때 만났던 어디 조직의 남성미 넘치시는 수장님. 어쩌다 보니 같이 한 잔 하게 됐었거든. 그건, 조직 설립 초기의 아주 중요한 자리였지······.
좀 깨고 보니까 그게, 어린애가 들어도 '이건 거짓말!' 할 수준의 이야기였는데. 이미 난 아들이 돼 버린 거야, 뭘 어떡해! 그때 가서 '싫어요' 하면 나 바로 괘씸죄로 총 맞는다고! 그래도 만날 때마다 아버지라고 부르면서 모셔 주는 것만으로 이만큼의 병��을 약속 받는 건 이득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