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xbxndxnme 영혼이 반쯤 나간 목소리가 귀엽게 느껴져 결국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고, 그런 제 웃음소리에 울컥했는지 네가 눈을 잔뜩 흘겨오는 게 느껴졌지만,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입을 다무는 모습에 웃음이 더 짙어졌다. 슬쩍 장난기를 담아 너를 놀리듯 뻔뻔하게 한마디를 덧붙인다.)
@whyxbxndxnme 가로등 아래 길게 누운 검은 차체가 눈에 들어왔다. 몇 년 만에 보는 모습인데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길게 뻗은 보닛과 어둠 속에서도 희미하게 빛나는 크롬까지. 기억 속 모습 그대로였다. 문을 닫을 때 울리던 묵직한 소리와 낡은 가죽 냄새,
@hippiethejunkie 젖은 머리카락이 이마에 들러붙은 채 어깨를 늘어뜨리고 터덜터덜 걸어왔다. 숨을 고르는 모양새도, 난감한 기색이 밴 표정도, 피곤할 때마다 축 처지는 눈썹까지 익숙하기 그지없었다. 나였다. 적어도 너의 눈에는.) 아무리 찾아봐도 아무도 없었어. (목소리도, 말투도 조금 전과 다를 것이 없었다.
@whyxbxndxnme 이후로는 아무런 말도 잇지 못했다. 펍 안의 소음들이 무거운 침묵 위로 먼지처럼 쌓여갔고, 우리는 굳게 다문 입술 사이로 서로 어떠한 진심도 흘려보내지 않은 채 그저 덩그러니 자리를 지켰다. 마침내 바닥을 드러낸 잔을 소리 나지 않게 내려놓으며, 겨우 시선을 들어 너를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