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write something fucking honest.
영화 [더 웨일]에서 찰리가 학생들에게 던지는 일갈이다.
이 대사가 유독 마음에 남은 이유를 글을 쓸 때마다 되짚어본다. 좋은 글은 비유와 은유를 얼마나 능숙하게 구사하느냐보다,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얼마나 솔직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
글을 쓰다가도 내가 무언가를 과장하거나 포장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본다. 그럴 때면 찰리의 “퍽킹 어니스트”가 마음속에서 울린다. 솔직하게 썼다고 해서 언제나 정확한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내가 쓰려는 것을 충분히 들여다보면 그에 맞는 단어와 어순에도 조금은 가까워질 수 있다.
종종 자신의 세계를 펼쳐놓기보다 글쓰기 자체에 매몰된 글을 만난다. 문장마다 공들인 흔적은 선명한데, 정작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는 좀처럼 닿지 않는 글. 그런 글을 읽을 때면 부담스럽고 거북하다. 비유가 많아서라기보다, 그 비유가 무엇을 전하려는지 알 수 없어서다.
나 역시 여기서 자유롭지 않다. 쓰고 싶은 것을 제대로 들여다보기도 전에, 그것을 근사하게 쓸 궁리부터 하곤 한다. 단어 하나를 고르면서도 내 마음에 가까운 말보다 읽는 사람에게 그럴듯해 보일 말을 찾고 있지는 않은지 의심하게 된다. 기교를 경계한다고 쓰는 지금 이 글에서도 마찬가지다.
예술도 이와 다르지 않다. 세상을 조금 더 정확하게 바라보고, 그 앞에서 느낀 것을 속이지 않고 풀어내는 일.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이 앞설 때마다, 이 문장이 내가 느낀 것보다 커져 있지는 않은지 돌아본다.
웬만한 전자제품에는 제법 관심이 많은 편이지만, 유독 관심도 덜 가고 정도 안 가는 제품군이 있다. 바로 이북 리더기다.
책을 엄청나게 많이 읽는 건 아니지만 꾸준히 읽는 편이고, 독서모임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도 왜 이북 리더기에는 정이 안 가느냐고 묻는다면, 이유는 제법 명확하다.
1. 제품들이 너무 구려!
핸드폰이 접히고 화면으로 온갖 색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세상인데, 이북 리더기는 여전히 느리고 답답하다. 눈이 편하다는 이유로 전자잉크를 고집하다 보니 반응 속도는 늘 아쉽다. 역사도 제법 오래된 제품군인데, 아직도 이렇게까지 느려야 하나 싶다.
2. 살 만하다 싶으면 또 신제품이 나온다.
“어? 이번에 나온 건 좀 괜찮은데?” 싶으면 몇 개월 뒤 다른 회사에서 더 개선된 제품이 나온다. 신제품이 우후죽순 쏟아지니 “지금 사느니 조금만 더 기다려볼까?” 하게 되고, 그러다 영겁의 시간이 흐른다.
3.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가볍고 휴대성 좋은 건 알겠다. 그런데 플라스틱 쪼가리 같은 만듦새에, 브랜드마다 뚜렷한 개성도 잘 느껴지지 않는다. 내 눈에는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 성능이 조금씩 다르긴 한데, 막상 보고 있으면 다 비슷비슷해 보인다. 딱히 마음을 끄는 제품이 없다.
4. 결국은 종이책.
이북 리더기를 안 써본 것도 아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쓰다가 안 쓰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러다 오랜만에 종이책을 집어 들고 책장을 넘기면, 그 물성에서 오는 감동이 새삼 크게 느껴진다. 손에 잡히는 무게, 종이의 질감, 책장을 넘기는 감각. 결국 또 종이책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북 리더기는 무거운 책을 대신해주는 편리한 기기지만, 그 편리함을 넘어 종이책과는 또 다른 감동까지 주기는 참 어려운 제품군이 아닐까 싶다.
결론. 내가 봤을 땐 LG 형들밖에 없어.
현시점 디스플레이 최강이라는 OLED를 만드는 회사잖아. (여기서부터 태클 거실 분들께는 미리 항복하겠습니다.) 전자기기 세상에서 형들만큼 실험정신 강하고, 또 그만큼 마케팅 못하는 형들도 없잖아. 그러니까 제발, 그놈의 전자잉크 말고 뭔가 새로운 방식의 이북 리더기 좀 만들어줘.
낵아 주변에 설명하고 다닐게. 돈도 줄게!
사이버펑크 : 엣지러너 2 후기
- 스포일러 없이 적는 감상
여기저기서 혹평이 쏟아지기에 큰 기대 없이 봤다. 그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감상을 마친 뒤의 생각은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꽤 잘 만든 애니메이션 시리즈라는 생각.
사이버펑크 세계관의 오랜 팬이라면 멜스트롬과 메가코프 캉차우가 이야기의 전면에 등장한다는 점만으로도 흥미를 느낄 만하다. 네 명의 인물에게서 출발한 네 갈래의 이야기가 어느새 하나의 거대한 서사로 합류하는 과정도 매끄러웠다.
무엇보다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아트워크였다.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낯선 이미지들. AI가 쉽게 흉내 내기 어려울 것 같은, 사람의 손끝에서 비롯된 불균질함과 결점이 오히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매끈하게 정돈되지 않았기에 더욱 인간적으로 느껴지는 키 비주얼이었다. (본작과도 찰떡)
서브컬처 게임과 애니메이션이 넘쳐나는 시대에도 익숙한 표현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출구를 찾으려는 작품에는 늘 응원을 보내고 싶다. 이 작품에서는 그런 시도가 선명하게 보였다.
내가 생각하는 사이버펑크의 핵심은 미지의 영역, 그리고 끝내 그곳에 닿으려는 인간군상에 있다.
『블레이드 러너』에서 그것은 레플리칸트도 인간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었다. 이 작품의 모태인 게임에서는 조니 실버핸드를 통해 드러나는 하나의 몸과 두 개의 자아(주인공 V), 더 나아가 정보의 바다에서도 인간의 정체성이 성립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었다.
어느 것 하나 손에 잡히는 답은 없다. 그런데도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하고, 기꺼이 그 상상에 사로잡히게 되는 매혹적인 소재들이다. 사이버펑크의 재미는 결국 이 질문들을 얼마나 깊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다루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작의 루시 같은 미소녀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불평은 내게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지 않았다. 그런 캐릭터를 좋아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것만으로 작품의 재미를 판단하기에는 이 이야기가 건네는 것이 훨씬 많았다.
특히 좋았던 것은 스너프와 포르노 BD가 넘쳐나는 세계에서, 직접 캠코더를 들고 자신이 눈으로 본 것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로만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는 점이다. 타인의 감각과 자극을 소비하는 세계에서 그는 자기 눈으로 무언가를 바라보고, 기록하고, 이어 붙인다. 그의 존재 덕분에 작품의 질문은 사이버펑크라는 장르의 경계를 넘어선다. 우리는 무엇을 바라보아야 하는가. 무엇에 관심을 기울이고,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 로만의 카메라는 그 질문을 조용히 붙들고 있다.
온몸에 화상 자국을 지닌 D, 사이버 사이코시스로 모든 것을 잃은 올드독 킹, 전신을 크롬으로 개조한 탈리아까지. 이보다 더 기묘한 조합이 있을까 싶다가도, 이야기가 흐를수록 이들이 함께 있다는 사실에 자연스럽게 마음이 기울었다. 낯선 외형과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서로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가는지 지켜보는 일이 좋았다.
전작이 신체 개조와 임계점을 넘어선 폭주, ‘사이버 사이코시스’를 통해 인간의 생물학적 경계를 물었다면, 이번 작품은 그 질문을 관계의 영역으로 더 깊이 밀어 넣는다.
몸이 달라지고 자아가 흔들릴 때, 가족은 그 변화를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가. 우리가 사랑하던 사람을 알아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사랑은 그 모든 변화 속에서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는가. 내게 이번 작품은 그 질문들이 오래 남는 이야기였다.
Quiet room. Warm coffee.
The soft rhythm of keys waiting for your touch.
Some moments belong entirely to you.
NEOS 75 isn't just made for your desk.
It’s made for the moments you create there.
AULA NEOS 75
Art, Reimagined.
Coming Soon.
AULA | Fuel Your Pa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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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Small Display. Everything at a Glance.
Switch between Mac and Windows with confidence. Check your battery and connection mode—Bluetooth, 2.4GHz or wired—all on Flow Lite 2’s mini displ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