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무탈하신지요.
무더운 여름입니다
전역한 지도 벌써 두 달이 조금 넘었습니다.
저는 머나먼 로스앤젤레스에서
멤버들과 함께 살며 일하고 놀고 있어요.
참으로 이상한 경험입니다
'본보야지 평창' 쯤 되는 낯선 느낌?
벌써 이상하죠?..
아무튼 어디론가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고 느��요.
여기 와서 생각할 시간이 참 많았어요.
매일 아침 열 시에 일어나 운동하고, 밥 먹고
한두시에 출근해서 여덟아홉시에 퇴근하면
빌린 집 테라스에 허허롭게 혼자 앉아
과거 현재 미래
이 어지러운 시제들에 대해 생각해보곤 합니다.
사실 어느 것 하나 콱 쥐지 못하고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니고
매일매일 그냥 달려가보고 있어요.
자아는 사실 허상이라나요
과학자들은 뇌의 각 부분의 전기 신호들의 합이라고
부처님은 흐름과 인연의 결과라는군요
아차.. 저희 팀도 그런가 싶었어요
고정된 실체가 아닌, 매일 변하고 있는 그 무언가?
우리들 마음 속에
방탄이란 것은 다 다른 색의 종이겠지요.
저��� 이제는 그게 뭔지, 아니 뭐였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다만 한 가지ㅡ 서른이 다 되어서도
이 친구들과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간다는
지금 이 순간 그 자체에 헌신해보려고
감사해보려고 해요.
우리의 다음 앨범이라는 것이
무엇이 돼버릴지 저조차 지금 찾아가는 중이지만
너무 오래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
이 머나먼 곳의 함께인 순간들이
어떤 아름다움이 되기를 소원하면서
여름 테라스에 앉아 씁니다
지금 당신의 색은 어떤가요?
보고싶네요
참 긴 시간이죠
그래도 다시 만나면..
아무렴 언제 그랬었나 싶을 거에요
장담해요.
곧 날아갈게요
그전까지 최선을 다할게요
사랑합니다아
안녕하세요 여러분
생일 축하합니다
방탄소년단.
기어코 613이 또 왔군요
다시 6월 13일이라니
작년의 613은 정말 쉽지 않았는데..
정말 250613이 온 거죠
진짜 제가 여러분��다 더 기다렸습니다
기다리고기다리고기다렸습니다 진짜로.
12주년.. 열두 살 !
제 멀티버스의 조카 같달까요
무럭무럭 잘 커서 다행이다
부모님 말씀 잘 들어라, 아 아니 조금만 들어라
부쩍 이런 헛소���들이 떠오르는 밤입니다
동생도 오늘이 생일이어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다
씻기 전에 꾹꾹 연필심을 부러뜨리며
이 이상한 글을 적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오늘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ㅠㅠ..)
돌이켜보면요
항상 아득했어요
매 앨범 매 프로젝트 매 컴백
어떻게 감히 창작이란 것을 행하고 자신있게 명함을 내밀었던 걸까요?
이런 게 사랑이라며
이런 게 우리라면서
1년 반 동안 쉬니까 도무지 기억이 안 나요
지금도 여전히 길은 안 보입니다
매번 찾으려 부단히 애써볼 뿐.
'정확한 사랑의 실험' 이라는 책을 좋아합니다
정확하게 사랑받고 정확하게 사랑하는 것
불가능해보이는 그 일을
늘 해내보고 싶었어요
제 사랑이 비록 얼마나 정확하게 가닿는지는
역설적으로 제가 가장 모르지만요
여러분의 사랑도 정확하게 받아보려��
늘 해석하고 맞춰보며 살았던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어딘지 모르지만 가보려 해요
얼마나 많은
어디의 어떤 분들이 지금 곁에 계신지
저는 아직도 잘 알지 못하지만
함께 낭만 있게 걸어가보고 싶다구요
추억을 많이 만들자구요
같이 가주실?..
한 번 더 청해봅니당
피로의 낮 불면의 밤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 꼬리를 무는 생각들
그 모든 풀숲을 헤치고 다시 내일로
허클베리 핀처럼 모험해보려 합니다
매번 아득했던 갈림길 앞
덕분에 버티고 덕분에 부득부득 걸어왔습니다
감사하고 감사해요.
짧게 쓰려고 하면 늘 말이 길어져요
아직 간결해지기엔 너무 젊고 철없나봐요
말이 많아지는 것은 서툰 사랑의 증거이기도 하니
귀엽게 봐주시와요
저희 진짜 한 번 더 잘해볼게요
기회를 주셔서 고마워요
또 사랑해요
좋은 날이에요
잘 자요 !
- 자유인 남준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