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40명 정도 되는 물류 회사에서 전산 담당을 맡고 있음 회사에 전산 인력이라곤 나 혼자뿐이었음
그날 밤 집에서 넷플릭스를 보며 쉬고 있는데, 스마트폰으로 서버 용량 이상 경고 알림이 연달아 띠링띠링 터졌음 미심쩍어서 노트북을 열고 원격으로 접속해 봤음
공유폴더를 열자마자 화면 속 파일들이 실시간으로 하나씩 이름이 이상하게 바뀌고 있었음 당장 월요일에 나가야 할 거래명세서 엑셀 파일 뒤에 낯선 확장자가 붙더니, 클릭해서 열어보면 깨진 외계어 글자만 가득 나왔음
말만 들었던 랜섬웨어 공격이었음 깊게 생각하고 자시고 할 시간이 없었음
바로 차 열쇠를 챙겨 들고 회사로 미친 듯이 달렸음 차로 이동하는 동안 스마트폰 원격 제어로 공유폴더 서버 전원부터 강제로 꺼버렸음 하지만 이미 감염되어 돌아가고 있는 사무실 PC들이 문제였음
회사에 도착한 게 밤 12시 20분이었음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컴컴한 불 꺼진 책상들을 돌며 PC 마흔 대의 랜선을 하나씩 손으로 다 뽑아버렸음 손이 덜덜 떨려서 랜선 잭이 잘 안 빠질 정도였음
바탕화면에 생성된 메모장 파일 내용은 전부 영어였음 파일들을 풀고 싶으면 72시간 안에 비트코인으로 얼마를 입금하라는 내용이었음 해커가 요구한 금액을 대충 계산해 보니 우리 회사 한 달 순이익이랑 거의 맞먹는 거액이었음
새벽 1시가 넘은 시각에 긴급하게 사장님한테 전화를 걸었음
전화를 받은 사장님이 제일 먼저 물어본 건 "돈 보내주면 파일 확실하게 풀리냐"는 거였음 월요일 아침 일찍 대형 거래처로 나갈 물량 출고 리스트와 운송장 데이터가 하필 그 공유폴더에 들어있었기 때문임 사장님은 급하니까 일단 돈 보내서 해결할 수 있으면 보내자고 하셨음
나는 강력하게 반대했음 돈을 보낸다고 해커가 복구 키를 준다는 보장도 전혀 없고, 한 번 돈을 입금한 회사는 '돈 되는 호구'로 찍혀서 나중에 또 노린다는 사례를 수없이 봤기 때문임 대신 나한테 백업 데이터가 있다고 사장님을 안심시켰음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었음
상황을 수습하려고 백업 서버를 열어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