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 하는 것, 내 걱정 아닌 줄 아오. 정안군 걱정이지. 고뿔 안 드셨고, 금일도 사냥 행차하셨소. 비 맞으셨으니 불 좀 쬐시라고 백번 말하면 뭐 해. 범 가죽 젖는 게 어깨에 서리 맞는 것보다 안타까운 양반인걸. 그만치 멀쩡하시다는 거요. 하니 염려들 말고 푹 쉬시오.
날 풀리면 뛰쳐나오는 게 짐승뿐이겠소. 내 웅크리고 있던 게 이 조그만 토끼 한 마리뿐이겠냐는 거요. 거, 사람 무서운 줄 모르시네. 그 양반, 입맛 돌아 노루 한 마리 잡아다 바치지 않으면 곳간 식량 다 거덜 내지. ···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사냥 다닌다 정신없는 분도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