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사라진 계절이 지나고 여름이 왔다. 가끔 오는 서린 비에 몸서리칠 때도 있었고, 번개가 치면 내 존재가 곧 너처럼 계절을 타고 사라질까 두려웠으나 역설적이게도 이번 여름은 푸른색이었다. 치사하게 네가 지고 나서야 바람에서 여름의 향이 났다. 나는 여름을 밟고 선 채로 하염없이 울었다.
첫번째. 나를 잘 달래주고, 내가 좋고 싫어하는 것들을 명확히 기억함.
두번째. 부어있음. 동그랗고 귀여움.
세번째. 엄청나게 화냄. 엄청나게 짜증냄. 맞은 적도 있음.
네번째. 나를 찾거나, 자는 채로 비어있는 옆자리를 자꾸 더듬거림.
다섯번째. ... ... . 왜지? 분명 추위는 여전히 잘 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