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증오스러웠다. 금빛 피가 나의 피와 섞일 무렵 나는 네가 느껴졌다. 수치스럽게도. 그것은 어떠한 감각에서 발로한 것이 아니라, 나의 기억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꼭 나를 손 안에 붙들고 쥐흔드는 건 여전한 것 같아서 네가 싫었고, 그것에 흔들리는 듯한 이 세상과 나도 싫었다.
공기가 차가워진다. 머지않아 입과 코에서는 하얀 숨이 빠져나올 것이다. 망자들은 내뱉을 수 없는 것. 산 자만이 누리는 특권. 그 계절이 지나는 동안 흘러가는 세월감은 무엇이 변화했는지를 여실히 드러내 뭇 가슴을 들뜨게 하리라. 길어진 머리카락, 붉어지는 뺨, 나를 바라보는 눈빛에 담기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