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투도, 목도리도,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달렸다. 살을 엘 듯한 추위가 어느새 태울 듯한 뜨거움이 되었다. 보폭 조절이 어려워 여러 번 넘어질 뻔한다. 호흡이 어렵다. 정강이뼈가 고통스럽고 발뒤꿈치는 화끈거린다. 복부에는 쿡쿡 찌르는 듯한 통증이 있다. 그러고도 계속 달렸다.
몇 시간이 지나갔다. 나는 그냥 깨어 있었지만 진정제는 사용하지 않았다. 아침이 왔다. 그때 나는 고통이 삶의 원천에 있는 가장 깊은 층에까지 다다른 것을 느꼈다. 나는 고통이 그 층을 뚫는 것을 느끼고 물이 솟아나는 것을, 새로운 물이, 새로운 생명이 솟아나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