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주가 하도 들들 볶으니까
골 울린다고 인상 찌푸린 나루미
마지못해 알려줄 테니까
가까이 와보라고 손가락 까딱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귓속말 들으러 다가가면
안 아프게 코 툭 튕기고
남 연애사 들쑤실 시간에
훈련이나 똑바로 하라고 함
아 진짜 대장님!!
짜증나서 버럭 소리치면
소리 안 질러도 들린다고
얄미운 소리나 해대더니
한참 뒤 드림주가
제풀에 지쳐 일어설 때쯤
오늘 날짜가 어떻게 되냐
뜬금없는 질문과 함께
2개월만 더 기다려보라고
그때 가면 다 알게 될 거다
영문 모를 소리만 함
그럼 짝사랑 중인 드림주만 안절부절
그때 결혼발표 하시는 거냐고
아님 열애설이라도 터트릴 거냐
아 저 오늘 잠 못자요 제발
이것만 대답해주세요 ㅜㅜㅜ
저희 부대 사람이에요? 아님 일반인?
답변 조르고 있는데
나루미 표정 동요 없이
드림주 물끄럼 쳐다보다가
뭔가 생각나는지 혼자 쿡쿡
있어 눈치없는 바보 하나
대답해줬으니까 됐지
이제 그만 조르고 조용히 좀 해라
말할 거 같은
20대 나룽이랑
50대 나룽이랑 바뀌면
나루미 결혼반지 낀 거에
드림주 눈 땡그래져서
ㄴ(특: 짝사랑 중)
누구랑 결혼했냐
언제부터 사귀게 됐냐
어디가 좋아서 결혼한 거냐
추궁하듯이 질문 쏟아내는데
나루미 가만 듣고 있다가 피식
그렇게 쫑알대면 안 지치냐
한마디 툭 던지고 말 듯
아저씨의 맛
요즘 왤케 평대원콤 오냐
대장 부대장도 다들
선배들이 사주는 음료수 마시고
선배들이 끌고 가는 식당 가고
동기들이랑 얘기 나누면서
동기들이랑 같이 목욕하는
그런 시절이 있었단 거지
은퇴한 동기들이랑 만나서
얘기 나눠주고 그랬음 좋겠다
식당 개업했다 하면
가게 가서 싸인도 좀 남겨주고
내가 전부 다 맞출게
근데 한번 사귀면
30년 정도는 같이 지낼 마음으로
시작해줬으면 좋겠어
개얼척없는 플러팅하는 거 보고싶음
나루미 제발 꺼지라고
하루종일 졸졸 쫓아다니는
드림주 밀어내느라 정신없는데
겨우 드림주 떨쳐내고
화장실 들어오면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
세수로 식히고 있을 듯
40 후반이나 50 초반
나이 들고 유해진 나루미가
20대 평대원 나룽 앞에
등장하는 시츄를 원함
드림주도 나루미도
걍 서로한테 관심 없는
온리 동기 사이였는데
아저씨 나룽 보자마자
가능. 상태 된 드림주
난 저 시기의 너를 차지하고 싶다며
우리 사귈래? 너 이상형 뭐야?
어리둥절해진 드림주
의아하게 고개 들면
마찬가지로 자기처럼
얼굴 붉어진 이와이즈미가
이거 나 좋아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는 건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얘기함
알고보니 이와이즈미도
중학교 때부터
자꾸 눈에 밟히는 드림주
좋아하고 있었는데
당연히 제가 아닌 오이카와를
좋아하겠거니 생각하고
애당초 기대도 않았던 거임
한참이나 서로 말 없던 둘
숨막히는 정적 속에서
심장 쿵쾅거리는 소리만
귓가에 선명히 들려오고
큼...
헛기침 뱉은 이와이즈미
막 부활동 끝나려던 참인데
집 데려다줄까
물어보는 거 보고 싶다
둘이 그날부터 연애 시작해도
손 잡는 거 한참 걸렸으면 좋겠
이와이즈미 어릴 때부터
오이카와 옆에 붙어다니면서
이거 좀 전해주라
학교 앞 카페에 데리고 와주라
나 소개 좀 시켜주면 안 돼?
얘기 듣는 게 일상이었는데
그렇다보니 찐으로
자기 좋아하는 여자애
만나도 전혀 모를 듯
하필이면 그 여자애가
다른 애들보다 유난히
조용소심순박한 탓도 있겠지
그런데도 자기가 진정할 때까지
잠자코 기다려주는 이와이즈미에
끝내 마음 좀 추스리고
바들거리는 입술 물어가며
너 주려던 거라고 전달
누가봐도 러브레터고
고백한다는 의미고...
실제로도 편지 안엔
고백이 적혀있긴 함
물론 자기 이름 같은 건
전혀 적지 않은 채
그저 오랫동안 좋아해왔다는
제 마음만 전달할 용도로
보내는 편지였으니까
이렇게 눈앞에서 당사자한테
전달할 줄은 몰랐는데 말이지
자기가 아는 이와이즈미라면
여자애들한테 함부로 상처주거나
할 만한 성정은 못 되니까
고맙다고 말하고
대충 돌려보내려나
간식 잘 먹겠다
편지 잘 읽겠다
상투적인 응답이나 좀 해주려나
생각하고 있는 와중
건넨 편지랑 간식
조심스레 붙잡은 손끝이
발갛게 물들어있는 게
눈에 딱 들어옴
나루미 겐
S급 정신계 센티넬인데
생각 읽는 게 능력이라
소름끼친단 말 자주 듣고
파트너 매칭 거부하는
그런 클리셰....
폭주 직전까지 가는 게
자주 반복되다보니까
센터에서 어쩔 수 없이
S급 가이드 매칭해주는데
파트너 여자애 첫만남부터 대뜸
사람 얼굴 보고 하는 생각이
와ㅋㅋ내남편발견
S급 가이드 호시나 소우시로
자기랑 매칭된 S급 여자애
짝사랑하기 시작하면서
은근 집착적으로 구는 거
일반인이었다가 센티넬
발현된 지 얼마 안 돼서
가이딩 거부감 느끼는데
방사는 끝까지 안 해줌
갈비뼈 다 부러진 채
색색 힘겹게 숨뱉는 애
머리맡에 쪼그려 앉아
손이라도 잡아드릴까요?
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