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있었던 일을 쓸 수 있는 날이 오면 선생님이 제일 먼저 읽어줄게 그때까지 기다릴게"
날짜는 내가 전학 가기 하루 전이었고 그 뒤에는 새 노트처럼 비어 있었음
모교에 전화해서 선생님 연락처를 물었더니 정년퇴직하셨지만 교무실에서 편지는 전달해 주겠다고 했음
나는 20년 만에 일기를 한 편 썼음 거짓 하나 없이 그날 이불 속에서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어떻게 숨죽였는지 적었음 마지막 줄에는 "그때 일기 매일 읽어주셔서 고마웠어요"라고 썼음
2주 뒤에 답이 왔음 편지 봉투 안에는 같은 빨간 펜 글씨가 있었음
"기다렸다 잘 컸다 이제 선생님이 도장 찍어줄게"
그 밑에는 빨간 도장이 하나 찍혀 있었음 "참 잘했어요"
그 편지는 지금 일기장 맨 뒤에 붙어 있음
나는 가끔 하루 일기를 쓰고 선생님 번호로 사진을 보내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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