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우리는 시를 쓰지 않아도 괜찮아. 어떤 것들이 무뎌져도 깨트릴 심장이 있다면 살아갈 수 있는 것처럼… 사람에게 소중한 건 자애가 아니라 자본인 것처럼, 내가 내려놓을 수 없는 마음이 아름다운 너를 파괴하고 싶은 마음인 것처럼, 세상을 사랑하지 않아서 시를 관둔 시인처럼. 살아가자.
기다리는 게 힘들 때면 눈을 감고 모두가 잠든 시간을 그려. 포근함에 잠겨 헐떡이는 숨소리. 한 줌도 새어나가지 않는 빛줄기.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의 사랑한다는 말소리. 서로 맞닿아도 꿈틀거리지 않는 손바닥. 말끝으로 더듬으면 하잘것없는데 눈을 감으면 모든 게 선명해. 알고 있어?
좋아해 주면 괜찮다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없어. 이제는 상처의 언저리에서 작별을 고하고 내일의 사랑을 남겨두느라, 눈앞을 신경 쓰지 못하고 그런 일은 그만둬야 해. 너와 살아가야 의미 있는 생 네가 침투해야 움찔대는 숨 그리고 사랑, 사랑에 너무 얽매이지 마. 넌 그런 데에 마음 쓰지 마.
바람에 눈을 말리고 깨끗한 수건으로 말끔하게 닦고. 좋아하는 색을 덧칠해서 네게 선물할 거야. 분명 네 마음에 들 테니까. 누구도 아프게 하지 않을 테니까. 그러니 나는 조금 더 욕심을 내. 검은 눈으로 하얀 눈을 꾸미고. 나를 생각해 달라는 마음 한 줌으로 선물을 포장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