졍우가 기억하는 최초의 순간은 암흑이다.
눈의 깜빡임이 자유롭지 못해 생기는 암흑이 아니라, 빛이 없어 자연히 존재한 암흑이었고, 벽과 천장을 구분할 수 없는 둥근 공간에 갇힌 채 떠있는 순간이었다. 눈을 깜빡였나, 숨을 들이켰나. 어느 순간부터 반사되어 오는 빛을 느낄 수 있었다.
#도젱
그런 졍우가 처음으로 주머니를 버리고 손에 쥐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 그 무수히 쌓여가는 공허함을 내던질 자신이 생겼다. 그 까만 구두를 신고 내게 한 번만 더 와주기를 바랐고, 그 목소리로 나를 불러주면 다 버리고 그에게 갈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이런 말을 뱉는건 아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