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버틸 줄 알았던 김승원이 기어이 백기를 들고 런을 감행했다. 이재명의 대국민 기자회견이 끝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질질 짜면서까지 법무부 장관석을 내놓으라며 조르던 자가 부랴부랴 짐을 싼 이유는 이런 거 아니었을까.
합리적인 추론은 대략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이재명의 기자회견 자체가 도저히 수습 불가능한 수준으로 폭망했다는 권력 내부의 판단.
아니면,
둘째, 전날 레버리지 ETF 사태를 두고 이재명이 시전한 "누군가는 알아서 결정을 했겠죠"라는 소름 끼치는 유체이탈 화법을 보고 뭔가 깨달음을 얻었을 가능성.
조만간 사법 체계를 엉망으로 망가뜨릴 법들이 실제 시행되서 사회가 엉망이 되고 나면, 훗날 자신도 저렇게 "누군가 (법무부 장관) 알아서 했겠죠"라며 억울한 짬처리를 당할 것을 직감한 것 말이다.
아주 매력적인 두 번째 가설이지만, 나는 과감하게 첫 번째 가설에 한 표를 던진다. 만약 그가 이재명의 그 지독한 남 탓과 꼬리 자르기 습성에서 진정한 교훈을 얻고 생존 본능으로 도망친 것이라면, 마지막 퇴장하는 모습이 저토록 맹목적이고 찌질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가 남긴 사퇴 입장문을 뜯어보면 참으로 기가 막힌다. 자신의 얄팍한 청탁 때문에 인간에게 투여되어 90여 명의 무고한 마루타가 생겼다. 그 승인 소식을 미끼로 벌어진 주가 조작 사기극 때문에 피눈물을 흘린 개미 투자자들이 산더미다.
그런데도 그는 도망치는 그 순간까지 짓밟힌 국민과 피해자들을 향해서는 단 한마디의 사과조차 남기지 않았다. 그가 남긴 것은 오직 이재명 대통령께 누를 끼쳐 마음이 아프다는, 삼류 조폭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눈물겨운 충성 맹세뿐이었다.
감히 예언을 하나 하자면, 앞으로 당신은 두고두고 한동훈에게 내심 감사하게 될거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박살 난 것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나에게 권력을 내려준 보스의 심기만을 걱정하며 훌쩍거리는 이 삼류 브로커 정치인의 끈적한 뒷모습. 수령님에게 누를 끼쳐 마음이 찢어지게 아프다는 그의 그 같잖은 권력형 순애보를 지켜보며, 진정으로 마음이 아프고 서글퍼지는 것은 대한민국 최고위 공직 후보자의 이 처참한 밑바닥 수준을 두 눈 뜨고 감당해야 하는 우리 국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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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함은 낭중지추(囊中之錐).
'전세'를 묻는 기자를 면박주는 장면에서 나타났다.
자기가 한 말로 바꾸고 나서 답을 한 것이 아니라,
'질문이 잘못되었으니 답할 필요 없다'
라고 넘어갔다. 국민들에게 부동산 정책에 대한 진정성 있는 설명이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