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들어, 일 호. 사람한테는 누구나 끝이 있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그러니 DNR 아닌 이상 우리는 끝나기 직전 그 도착선 위에서 상시 대기한다. 손에 잡히는 게 목덜미든 바짓가랑이든 잡아서 다시 레일 위로 올리는 거, 그래서 대기실의 기도를 기적으로 만들어주는 거. 그게 우리 일이야.
아비규환 속에서 하얀 고급 수트에 피 묻혀 가며 지체 없이 손으로 환부 지혈하려는 네 눈빛에는 머뭇거림이 없고 두려움이 있었다면 단지 네 손끝의 온기가 사라질까 하던 것뿐 온실 속 화초로 흠집 없이 매끄럽게 컸을 놈이 왜 또 생명에는 끊임없이 절박해서 그 눈빛에 욕심 나게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