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디엣#설램
디엣을 시작하고 친구와 떠나는 첫 여행이다.
여행 중에는 아침 미션을 빼달라고 주인님께 조심스럽게 부탁드렸다. 중간 미션으로 대체하겠다는, 마지못한 듯한 수락. 쿨하게 허락해 주시지….
일 년에 고작 이틀인데. 그동안 규칙도 잘 지켰고, 처음으로 부탁드리는 예외인데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도 주인님을 향한 마음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가 좋아서.
아무런 역할이나 관계를 의식하지 않고 지내려던 순간에도, 나는 여전히 주인님의 서브였고 그리움은 내 안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었다.
디엣이 어느새 내 삶과 마음에 깊이 스며들었구나.
돌아온 대답은 “ㅋㅋㅋㅋ”.
울 주인님다운 반응이다.
그 웃음에 어떤 마음이 담겨 있는지는 모르지만, 오늘만큼은 조금 다른 대답을 듣고 싶었다.
나도 네 생각을 한다고.
보고 싶다고.
귀여운 것이라고.
그런 한마디면 충분했을 텐데.
서브가 아닌 온전한 나로 지내고 싶었던 여행.
온전히 나만의
밤에는 술기운을 빌려 조금 더 솔직해졌다.
원래의 나로 즐기고 싶었다고.
그런데도 계속 주인님 생각이 났다고.
이런 고백 같은 말은 조금만 하려고 엄청 참았다.
늘 나만 마음이 앞서가고
나만 좋아하고, 들뜬 마음을 잔뜩 꺼내놓는 것 같아 가끔은 속상하니까.
그런데 결국 또 다 말해버렸다.
오늘은 정말 신나게 놀았다.
비를 맞으며 산을 오르고, 다리가 풀릴 만큼 걷고, 목이 쉴 정도로 웃고 떠들었다.
그렇게 원하던 자유로운 시간이었다.
신나게 놀면서도 주인님이 자꾸 생각났다.
주인님을 향한 마음까지 내려놓고 싶었던 게 아니라,
의무가 아닌 내 마음대로 느끼고 싶었던 것 같다.
특히 “잼나게 놀구 있니?”
그 짧은 질문이 왜 그렇게 좋았을까.
미션을 잘하고 있는지가 아니라, 내가 즐겁게 지내는지를 궁금해해 주시는 것 같아서.
주인님답지 않은 달달한 말투에 괜히 설렜다.
물론 오후에는 익숙한 주인님 말투로 돌아오셨지만.
그래도 그 다정함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그렇게 여행을 떠났다.
막상 여행을 시작하니 자꾸 주인님께 사진을 보내고 싶어진다.
산에 오르고, 비를 맞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예쁜 풍경을 볼 때마다 주인님이 떠오른다.
“안추워?”
“잼나게 놀구 있니?”
“어디가려고?”
평소에도 내 일상을 궁금해하시지만, 오늘은 유난히 말투가 부드러웠다.
조금은 흔쾌히 허락해 주셔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틀만큼은 서브가 아닌, 원래의 온전한 나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허락을 기다리거나 정해진 시간을 의식하지 않고, 친구와 웃고 떠들며 여행을 즐기고 싶었다.
주인님도 이틀 정도는 쉬셔도 좋을 텐데.
이틀을 쉬면 주인님도 내 생각이 나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