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신경을 10년 치료하면서
불면으로 오시는 환자분께 제일 먼저 확인하는 게 하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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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 주무세요?'가 아니라 '누워도 머릿속이 계속 돌아가세요?'를 먼저 여쭙니다.
잠이 안 오시는 분 상당수가 몸이 안 피곤한 게 아니라 머리가 안 꺼진 상태이거든요.
낮에 켜진 교감신경이 밤에도 꺼지지 않아서 누워도 생각이 꼬리를 무는 것입니다.
이럴 때는 약으로 누르기 전에 머리를 먼저 비워 주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머리맡에 노트 한 권을 둬 보세요.
휴대폰을 켜지 않고 복잡한 생각을 연필로 후루룩 다 쏟아내는 것입니다.
내일 할 일, 고민할 일, 결정할 일을
적는 행위 자체로 머리는 그만큼 부하를 내려놓습니다.
화면을 보지 않으니 각성할 위험도 덜합니다.
복잡한 세상에서 나를 지킬 무기들을 하나씩 가져 보시길 바랍니다.
결국 우울이라는 건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때 뇌가 에너지 절약 모드로 들어가서 무기력하게 만드는 건데 원시시대였다면 밖에서 맘모스랑 싸우지 말고 굴속에 가만히 처박혀 있으라는 신호였을 듯
그러니까 아무것도 안 하고 잠이나 자고 싶은 감정은 뇌가 시키는 대로 착실하게 따르고 있는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