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여잘읽거라
📙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 / 미야노 마키코, 이소노 마호 / 다다서재
매 순간 갖가지 원인이 우연히 겹쳐서 ‘지금’이 태어나고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미래가 펼쳐지는 식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 성립되는 것 아닐까요.
‘갑자기 병세가 악화될지도 모릅니다’라는 말을 시작으로 죽음을 앞둔 철학자와 의료인류학자가 나눈 편지. 그 편지 속 대화를 통해 “불운하지만, 불행하지는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만다. 삶에는 죽음이라는 필연의 결말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아닌 한 명의 인간으로서 병이라는 우연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환자가 아닌 나도 언제나 죽음을 생각하면 두렵고 무섭다. 삶은 불확실성을 동반한 불안한 하루하루의 연속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으며 불확실성은 반드시 불행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두 사람의 만남 또한 우연에서 시작되어, 편지를 주고 받는 선택을 통해 일어난 하나의 궤적이다. 미야노 마키코가 의식을 잃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글이 서문 「들어가며」라는 책의 마지막에, 나는 다시 책의 처음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