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햇볕과 시원한 바람 사이 몇 달은 붙잡은 책과 벤치 하나. 문장 몇 줄 넘기려고 해도 꾸벅 졸음만 찾아오고. 기다리는 연락이 주는 짧지만 긴 부재에 괜히 혼자 토라지기를 몇 번. 친애라는 탈이 낙엽과 함께 바스러지네요. 나는 사랑을 사랑이라 인정하기까지가 너무도 길었어.
있잖아, 내가 죽으면 내 물건들 다 태워 나와 함께 보내 줄래요? 가짓수가 많지 않아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거야. 스스로를 위해 무언가를 산다는 것도 꽤 많은 애정이 필요한 일이더라구요. 큰맘 먹고 샀던 자동차 또한 금방 곁에서 떠났으니 용기는 더더욱 멀어만 가고.......
유년 시절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려 노력해 보아도…. 이상하게도 불만 가득했던 것 같아. 소학교 짝꿍의 괴롭힘에, 이상하게도 외워지지 않던 구구단에, 자꾸만 넘어지던 뜀틀에. 울분에 차 고인 눈물 들키고 싶지 않아 숨어 울기를 몇 번. 그 모습 우습고도 우스워 마침내 거울 보고 웃기를 몇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