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쪽지를 경찰에게 보여주면 A를 죽일 것이고 안 보여주면 B를 죽일 거야’ 어떤 선택을 하든 누군가가 죽게되는 쪽지를 받고 바텐더 빌리의 일상은 스릴러로 급변한다. 잔혹한 선택 게임은 계속되고 어느새 용의자가 된 빌리는. 딘 쿤츠의 <벨로시티>, 재밌다. 그 페이지에서 나도 모르게 비명 지름.
김재희 작가의 <색, 샤라쿠>, 일본 에도시대의 미스터리한 우키요에 화가 도슈사이 샤라쿠가 조선의 스파이? 그가 일왕의 교서 찾고 에도 정탐 지도 그리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 화가 신가권(신윤복)이라는 흥미로운 설정, 재밌다. 다카하시 가츠히코의 <샤라쿠 살인사건>도 함께 읽어보면 좋을 듯.
우연히 들어간 부엉산 아래 부엉이카페에 ‘책벌레들의 보존서가’가. 콜롬비아 마약 조직의 납치극을 그린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르포 소설 <납치일기>도 발견하여 첫 문장을 적어 본다. 차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누구 따라오는 사람이 없는지 어깨 너머로 확인했다.
이참에 어젯밤에 읽은 소설의 첫 문장을 적어 본다. 그날밤에 그의아내가층계에서굴러떨어지고— 공연히내일일을글탄말라고 어느눈치빠른어른이 타일러놓셨다. 서로를 뜯어먹으며 사는 거미 인간들, 이상의 단편 소설 <지주회시>의 첫 문장이다. 마지막 문장은, 걷어차거던두말말고층계에서내리굴러라.
베르나르 키리니의 단편집 <첫 문장 못 쓰는 남자>, 첫 문장을 시작할 수 없어 책을 쓰지 못하는 주인공이 카뮈의 <이방인>,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나보코프의 <롤리타>,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토마스 만의 <마의 산> 등을 연구한다. 그가 찾은 방법은? 재밌음.
산책길 안개 속 그에게서 비릿한 바다냄새와 함께 풍기던 향기 혹시, 미라주? 사와무라 고스케의 <밤의 이발소>, 의외의 논리로 해결된 듯했던 묘한 사건들이 어느 순간 판타지가 되는, 재밌고 이상한 단편집. 안 될 거 있나. ‘밤의 이발소’와 ‘하늘을 나는 양탄자’, ‘잠자는 공주를 파는 남자’ 좋음.
이렇게 한데 모으니 의미,재미가 123% 된 미스터리 단편집 <2007-2020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황세연 작가의 ‘스탠리 밀그램의 법칙’, 송시우 작가의 ‘아이의 뼈’, 조동신 작가의 ‘보화도’, 공민철 작가의 ‘낯선 아들’ 좋다. 한이 작가의 ‘귀양다리’ 제주목사 이원진과 사사 복희달의 케미 또 보고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