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lumz (그러지 뭐, 하는 듯 가볍게 어깨를 으쓱인 뒤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냈다. 네 입가의 담배 끝에 불을 붙여주고는, 그대로 내 담배까지 꺼내 물어 같은 불꽃을 옮겨 붙였다.) 그런데 어쩌지. 그 새 자극이라는 내가 벌써부터 별 감흥도 못 주는 모양인데.
@visilumz (입가에 걸려 있던 웃음이 아주 조금 식었다. 동정이라 부를 만큼 다정한 감정은 아니었지만, 그 말을 아무렇지 않게 흘려보낼 수도 없었다. 잠시 너를 말없이 바라보다가 시선을 느리게 비껴냈다.) 내가 네 그 예쁘장한 얼굴에 집착하는 인간이었으면 어쩌려고 그렇게 태연히 도발한 거지?
@visilumz (네 셔츠 깃을 느리게 매만지던 손을 아래로 내렸다. 잠시 미간을 찌푸린 채 너를 바라보다가, 끝내 그 말이 어이없다는 듯 낮게 웃는다.) 내가 소심한 게 아니라 네 역치가 지나치게 높은 거겠지. 입이라도 맞춰야 했나? 이래서야 편집자는 도저히 못 당해내겠어.
@visilumz (피식 웃더니, 예고도 없이 손을 뻗어 네 셔츠 깃을 가볍게 집었다. 비뚤어진 끝을 천천히 펴내는 동안 시선이 네 입가로 내려앉았다가, 손끝이 목 가까이에서 멈춘 순간 다시 눈을 맞춘다.) 글쎄. 글이 어떻게 스스로를 판단하겠어. 그건 독자의 몫이지. ···그래서, 감상은?
@visilumz 사랑하는 여자에게 모피를 입힌 뒤 자신을 노예처럼 부리고 모욕해 달라고 애원하는 남자. 결국 체면과 욕망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순간에야 비로소 이야기도 살아난다. 다만 ‘아까운 얼굴’이라는 말에는 입꼬리가 비스듬히 올라갔다.) 글자가 살아남으려면 그런 불온함이 필요하고,
@unisoul____ (자연스럽게 옆자리까지 다가와 말을 거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봤다. 빈 잔을 살피던 시선이 이쪽으로 옮겨오자, 카운터에 느슨히 기대앉은 채 손끝으로 가장자리를 한 번 밀어 돌렸다. 처음 보는 사람치고는 거리낌이 없었지만, 굳이 대화를 끊을 만큼 불쾌하지도 않았다.) 글렌피딕 15년.
@visilumz (네 대답에 짧게 웃음을 흘렸다. 예상보다 훨씬 노골적인 정의였지만, 적어도 꾸며낸 고상함은 없었다.) 변태인가? ······뭐, 인정해. 사람의 단정한 겉면보다는 그 아래 감춰둔 추악함이 훨씬 정직하고, 대개 더 흥미롭기도 하니까. 물론 내가 그렇다는 뜻은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