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체에게 최고의 안식처이자 피난처가 어디인 줄 알아? 끝내주게 푹신하고 안락한 침대야. 파트너 넌 모르겠지만, 이 망할 타워가 처음 세워질 때 침대는 커녕 스프링 다- 튀어나와서 허리 찔러대던 매트리스도 귀했던 시절이 있다고. 뻣뻣한 담요 한 장 두르고 있을 때에는 또 어땠고?
이제 뭘 얘기하려 했더라. 생각나는 대로 틈틈히 녹음하고 있는데 막상 얘기하려 하면 까먹는단 말이지. 언젠 안 그랬냐만. 그래서 내 일기장에 온갖 잡다한 게 써있, 어어. 건들지 마. 내 일기장이야. 아무리 너라고 해도 내가 눈 부릅 뜨고 있는 동안엔 절-대 못 줘. 안 줘!
그래도 어둠을 다루는 모습을 너도, 다른 헌터들도 봤었는데 멋있었어. 헌터들은 자신에게 무엇이 가장 잘 어울리고, 잘 맞는지 기가막히게 알고 선택하잖아. 물론 네가 어둠을 다루다 못해 빛과 어둠의 경계마저 지워버렸을 땐- 역시 내가 사람 하난 제대로 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넌 앞으로도 많은 사건의 중심에 있을 거야. 이건 너라도 부정하지 못할 걸. 거봐, 못 하지? 자발라가 아이코라에게 어둠을 배우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 어둠은 빛이 없는 자에게 또다른 선물같은 힘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뭐, 빛이 생겨난 자리에 어둠이 따라오는 건 불가항력에 가깝잖아.
그 얘기를 듣고 호기심이 조금이라도 생기지 않았다는 말은... 거짓이지. 알잖아- 내가 호기심 하나는 또 끝내주거든. 물론 두 선택의 기로에 섰다면 난 여전히 빛을 선택했을 거야. 지금 내 안에 가득 차있는 건 여행자의 빛이고, 어둠을 선택한다면 더이상 선댄스를 느낄 수 없을 것 같아서.
많은 이들이 널 도왔겠지. 내가 그 곳에 있었다면 나 역시도 당연히 그랬을 거고. 넌 사람을 끌어들이는 요상한 재주가 있거든. 아, 이거 칭찬이야. 어떤 식으로든 누군가를 끌어들일 수 있는 힘이 가지기 쉬운 건 아니니까. 그 모든 일의 중심에 네가 서있었다는 건, 힘든 시간도 있었다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