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이 높은 만큼 현장 투입이 잦은 형얹이 소고기가 질린다는 티를 내면, 음식은 장어로 바뀌기도 했다. 그 덕에 형얹은 힘든 와중에도 볼살이 예쁘게 올랐고 수치가 안정적인 만큼 주변사람들에게 이젠 '성격 좋다'는 소리까지 듣게 됐다.
🐻 오랜만에 같이 나가네요.
🐢 그러게요.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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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두사람의 일상은 제법 평범하게 흘러갔다. 형얹이 현장에 다녀오면 혅우가 가이딩을 하고, 가이딩실에서 나와 보고를 마친 뒤엔 함께 사는 집으로 돌아갔다.
🐻 힘쓴 뒤 몸보신엔 이만한 게 없어요.
가이딩으로 회복이 어느정도 된 형얹에게 혅우가 소고기를 구워주며 하는 말이었다.
화재로 가족 잃고 불을 무서워하게 된 형얹. 배달음식으로 끼니 해결하면서 큰 문제없이 살고 있었는데.
🦈 매일 시켜먹으면 안 질려? 내가 요리 좀 해줄까?
아무것도 모르는 기엱(특 : 애인 아님)이 챙겨준답시고 자취방 처들어와서 가스레인지 불 켰다가 형얹이 기절하면서 들통나는 그런 이야기..
형얹이 고개를 끄덕였다. 문고리를 잡았던 기엱이 얼른 돌아와 형얹의 입술에 제 입술을 꾹 찍어누르곤 다시 떠났다.
🦈 잘자! 사랑해!
우렁찬 외침과 함께 닫힌 문. 형얹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아무래도 기엱에게 첫 요리로 라면은 너무 하찮은 것 같았다.
🐢 ...파스타를 해야 하나?
형얹이 얼른 얘기하곤 자연스럽게 대화 주제를 바꿨다.
🐢 아직 저녁 먹기엔 좀 이른 시간 같은데... 여기 쇼핑몰 구경이라도 하실래요?
🐻 좋죠. 관심있는 층 있었나요?
다행히 형얹의 말을 따라 움직여주는 혅우. 형얹이 한시름 놓으며 재빠르게 층별 안내도를 스캔했다. 저희 서점이나 가죠!
갑자기 훅 다가온 혅우와 그의 스킨십에 뻣뻣하게 굳은 형얹. 연애 안해본 티 안내려고 얼른 몸의 긴장을 풀어보지만 그저 어색한 모양새였다. 다행히 혅우는 눈치채지 못한 듯 할 일만 하고 있었다.
🐻 식은땀이 좀 나는데, 혹시 아픈 건 아니고요?
🐢 그럼요. 제가 건강 빼면 시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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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 채 선생님. 단순히 어릴 때 책읽는 거 좋아해서 책과 함께 하는 직업을 갖고 싶다... 했는데 지금의 사서 선생님이 된 사람. 물론 도서관의 남자 사서란 책을 옮기고 분류하고 사람을 상대하는 여러모로 피곤하기도 한 직업이지만 나름 만족하며 사는 중.
👧 형얹씨, 혹시 봤어요?
🐢 네?
얼굴이 빨개져선 더이상 영화에 놀라지도 않는 형얹. 주인공이 무슨 귀신을 만났는지, 그 귀신에게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같은 중요한 정보따윈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고 멍하니 있는 동안 영화가 끝났다.
🐻 묘한 여운이 남는 영화네요.
🐢 ...네? 아! 그러네요. 공포영화가 좀 그렇죠 하하!
같은 타이밍에 팝콘을 먹으려고 손을 넣었다가 멈칫한 혅우의 손을 꽉 쥐어버린 형얹. 당황한 형얹이 혅우를 쳐다보면, 혅우 역시 형얹을 보고 있었다.
🐻 ...형얹씨?
🐢 ...아. 네. 죄송해요.
허둥지둥 잡았던 손을 놓고 뻣뻣한 자세로 정면을 보는 형얹. 손을 잡아도 이렇게 멋없이 잡을 수가!
귀신이 등장할 때마다 움찔거리다가 괜히 혼자 민망해져서 옆을 보는 형얹. 혅우 역시 놀라긴 해도 자신처럼 부산스럽게 놀라진 않아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타이밍이 어긋난 형얹. 깜짝 놀래키는 장면에서 사이에 둔 팝콘 통 속에서 저도 모르게 주먹을 쥐다가 멈칫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