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토션을 걸어 또 하루의 밤을 감내하�� 여린 방랑자……. 이인증을 앓던 어느 새벽 두 시의 이야기. 희끄무레한 빛이 커튼 틈샐 비집고 들어 오면 수초가 자라난 어항 디아망에는 낯익었으나 동시에 생경한 인영이 비치고는 했다. 그러니까, 그건 분명 내가 아니었다고. 미처 입에 담지 못한 초상.
³ 비틀려 버린 하늘의 아래에서: 그것은 오래동안 ��어져 온 당위. 평행선처럼 곧게 뻗어 있는 이상과 실상 사이에서 합치되지 않는 단어들을 그러모아 제각기 긍정하는 일. 허무를 허물고 불안을 불사르며 불일치의 영속을 사랑하는 일. 그렇게 밭은 숨이라도 내쉬기를 바란 날에 스며든 습성이었다.
¹ 여전히 헤아릴 수 없고 어쩌면 영원토록 불가해할 인과관계: 어째서 어떠한 순간들은 흘러간 뒤에도 그저 지나갔던 것으로 넘길 수가 없는가. 잊힐 때쯤이면 이따금씩 가슴께가 시큰거려 오는 것만 같은 아릿한 헛통증을 상기하게 만들었는가. 그럼에도 안고 살고 싶도록 만든 기제는 무엇이었는가.
² 시간의 ��과에도 퇴색하지 않은 것: 감응은 본래 실체보다 오래 살아남아 때로는 실체가 잊혀가는 자리에 마치 제가 실상이었던 것 양 새로운 상흔을 새기기도 하므로. 단말마를 내지르기 전과 후, 겨우 눈꺼풀의 안팎 정도에 불과한 괴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각을 영영 뒤틀기도 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