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은 피해자가 수사기관의 잘못된 판단을 다시 다퉈볼 수 있는 권리, 형사절차에서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고 의견을 낼 권리, 그리고 성인지적 관점에서 사건을 판단 받을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개혁이어야 한다. 검찰개혁이 여성폭력 피해자를 제도 밖에 남겨둔 채 추진된다면, 그 개혁은 '국민의 인권 보호'라는 목표를 온전히 달성했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 '화요논평' 20260630
검찰개혁은 단순한 검찰과 경찰 사이의 권한 조정의 문제가 아니다. 성폭력,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등 여성폭력 사건은 대부분 친밀한 관계나 사적인 공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피해자의 진술과 정황증거를 성인지적 관점에서 종합적·면밀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피해자 지원 현장에서는 경찰, 검찰을 막론하고 성인지 감수성과 여성폭력에 대한 이해 부족, 피해자에 대한 성차별적 통념과 편견 등으로 인해 필요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채 불송치 또는 불기소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어느 한 기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법원을 포함한 수사·사법기관 전반의 문제다.
‘검찰 개혁’으로 여성폭력 피해자 권리보장이 가능한가?
그렇다.
검찰의 성인지감수성 부족과 피해자에 대한 통념으로 인해, 경찰이 제대로 수사해서 송치한 사건마저도 검찰이 불기소한 사례도 적지 않다. 피해자 권리보장을 위해 검찰 개혁은 필요하다.
그렇다면, 검찰의 보완 수사권을 폐지하는 현 ‘검찰 개혁안’으로 피해자 권리보장이 가능한가?
그렇지 않다.
검찰의 보완 수사권이 폐지되면 검찰은 사건을 직접 확인하거나 필요한 증거를 확보할 수 없고,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청하는 역할만 수행하게 된다.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에 대해 피해자가 이의신청을 하더라도 검찰은 직접 수사할 수 없다. 결국 피해자가 경찰의 판단을 실질적으로 다시 다퉈볼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성폭력·가정폭력·스토킹 등 사건은 신고·고소 후 재판에 이르기까지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형사절차의 당사자 지위를 갖지 못하는 피해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한 정보도 제대로 제공받지 못한 채 그 시간을 견뎌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검찰이 보완 수사 요구권만 갖게 된다면, 검찰과 경찰 간 사건 핑퐁으로 수사기간이 더욱 지연될 수 있어 피해자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우려가 있다.
사건이 접수되면 경찰은 수사를 통해 사건을 검찰에 넘길지를 결정한다. 경찰이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여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면, 검찰은 추가 수사가 필요할 경우 경찰에 ‘보완 수사 요구’를 하거나 ‘직접 보완 수사’를 할 수 있다.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에 대해 피해자가 직접 ‘이의신청’을 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검찰이 경찰에 ‘보완 수사 요구’를 하거나 ‘직접 보완 수사’를 진행한다.
현재 논의되는 검찰 개혁안은 이러한 검찰의 ‘직접 보완 수사권’을 폐지하는 방향을 담고 있다. 경찰과 검찰 모두 성인지 감수성과 여성폭력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검찰의 보완 수사권은 경찰의 부실수사나 잘못된 판단을 다시 검토하고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 25일 김민석 국무총리는 검찰개혁 관련 현안 브리핑에서 “검찰 보완 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26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의원들은 검사의 직접 수사권 및 보완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고, 수사의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검찰 개혁안이 실제 여성폭력 피해자에게 미칠 영향에 대한 논의는 다뤄지지 않은 채, 검·경 권한 조정만을 두고 다투는 작금의 현실에 입이 쓰다.
“‘검찰개혁’이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개악(改惡)’이 되어서는 안 된다.”
- ‘검찰개혁’에 대한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입장문 -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이하 전성협)는 성폭력 피해자를 상담.지원하는 성폭력상담소 134개소로 구성된 협의회입니다. 전국적 네트워크로서 피해자 지원 및 관련 법. 제도.정책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2025년 9월 5일 검찰개혁 관련 의견서를 발행한 바 있습니다. 전성협은 2026년 5월 12일부터 5월 31일까지 회원기관 대상 ‘검찰개혁’ 관련 현장의견수렴을 실시하여 성폭력 피해자 지원 현장 경험에 근거한 의견을 취합하였으며, 그 결과를 기반으로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힙니다.
1. 부당한 성폭력 사건 수사결과에 이의제기할 피해자의 권리를 보전해야 한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에도 경찰 수사에 대한 이의제기 및 보완수사 절차를 통해 부실하거나 부당한 수사에 대한 재검토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소위 ‘검찰개혁’ 이후 경찰이 종결한 수사에 대한 검토 및 보완의 기회가 축소 또는 상실될 우려가 크다. 특히 성폭력 피해자 지원 현장에서는 여전히 수사관의 성차별적 편견, 성폭력의 특성에 대한 몰이해, 피해자다움 통념의 영향으로 조사 과정에서 2차 가해가 행해지거나 사건이 불송치 처분되는 경우를 다수 접하고 있다. 사법당국의 낮은 성인지감수성 문제가 비단 경찰에 국한된 것은 아니나, 부당한 결과에 최소한의 제동을 걸 수 있는 피해자의 이의제기 권리는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보전되어야 한다. 또한 직접증거 확보가 어려운 성폭력 사건 특성상 피의자 및 피해자의 진술을 뒷받침할 ‘정황증거’의 면밀한 판단이 중요하며, 수사 단계에서부터 향후 기소와 공판을 예비하여 공소유지에 필요한 증거가 누락 없이 확보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 개혁안에서와 같이 수사와 공소제기가 분리될 경우, 검사가 공판에 필요한 증거 보강수사를 진행하거나, 추가 범행을 인지하여 공소장을 변경하거나, 불송치되었던 여죄를 재검토하여 기소하는 등 기존 수사-공판의 연속선에서 드물게나마 작동했던 엄밀한 법 집행 체계가 무너질 수 있어 이를 보강할 실질적 대안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 전 사회적 숙원과제였던 ‘검찰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 단, 성폭력 범죄의 경우 검찰이 보완수사 또는 보완수사 요구 권한을 갖고 통합적이고 책임 있는 수사에 기초하여 기소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2. 사법절차상 지연을 방지하고 피해자의 형사절차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사건 처리 기간이 2.2배 증가하였다는 대검찰청 통계에서 보듯, 성폭력 피해자들은 이미 설명도 기약도 없이 기소와 판결까지 1~2년을 기다리며 고통과 불안 속에 일상 회복마저 지연당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찰의 권한 및 인력에 대한 충분한 확충 없이 경찰에 완전한 수사종결권이 부여된다면 이는 심각한 수사 지연과 피해자의 고통 과중으로 직결될 것이다. 이에 더해, 형사소송절차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여전히 소외되어 있는 성폭력 피해자의 형사절차 접근권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수사 진행상황 및 증거 자료를 열람하고 의견을 개진할 피해자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하며, 성폭력피해자 국선변호인 제도, 신뢰관계인 진술동석 제도 등 이미 절차상 보장된 피해자 권리에 대한 적극적이고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소위 ‘검찰개혁’에 따라 이어지는 형사소송법 개정은 형사소송절차가 오히려 성폭력 피해자의 고통과 불안을 가중시키는 현 상황을 개선할 근본적인 방책을 포함해야 한다.
3. 성범죄 수사부처의 성인지감수성 및 전문역량 제고 없이는 어떤 개혁도 무의미하다
성범죄 입건 건수는 과거에 비해 늘어나고 있으나 2023년 조사 결과 성폭력 피해자의 경찰 신고율이 2.6%에 불과했던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지금도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가 경찰서 앞에서부터 장벽을 마주할 것이다. 성폭력 피해자 지원 현장에서는 신고와 조사 과정에서 충분한 보호를 받기는커녕 2차 피해를 겪는 피해자들을 적지 않게 접한다. 사법제도에 대한 불신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에게 사법정의가 실현될 테니 신뢰하고 안심하라는 말도 전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매우 유사한 성폭력 사건들도 배정된 수사관의 성인지감수성 정도에 따라 조사 방식, 피해자 보호 조치, 사건 판단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를 흔히 목격한다. 이러한 ‘복불복’ 판정에 피해자들의 불안과 법률비용이 높아지고 사회에 대한 신뢰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비수도권 지역의 경우 성범죄 수사 경험이 많은 수사 인력의 부족, 좁은 지역사회 안에서 가해자와 수사기관의 관계성 등으로 이러한 편차와 소외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수사기관의 전반적 성인지감수성을 제고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로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성폭력·교제폭력·스토킹, 디지털 성폭력, 약물 이용 성폭력, 아동·장애인·이주민 대상 성폭력 등 복합적이고 다변화된 성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전문 인력이 전국에 고르게 확충되어 피해자 보호 및 성범죄 예방에 더 큰 공백이 생기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 검찰개혁추진단은 ‘검찰개혁’의 원칙이자 방향이 ‘국민 인권 보호’임을 누차 강조해 왔다. 그러나 지금의 개혁안을 보며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검찰개혁’ 이후 성폭력 피해자들이 이전보다 더 안심하고 피해를 신고하며 국가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수사기관과 공소기관의 상호 협력 및 견제 장치의 마련, 성폭력 수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피해자 권리를 다각도로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없다면, 성폭력 피해자에게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이라는 말은 개악을 가리는 허울에 불과할 것이다. 사법 정의가 성폭력 피해자들에게도 평등하게 실현될 수 있도록, 현장의 절박한 요구를 반영한 실질적인 제도를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6년 6월 26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참고읽기 2025. 9. 25 '검찰개혁'(안)에 대한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의견
▶️➡️ https://t.co/RwEqREf9Rf
2026년 노인 대상 성평등 교육 참여기관 모집 국가인권위원회 「2026년 인권단체 인권증진활동 지원사업」 선정! ✔ 교육기간 : 2026. 7. 1. ~ 2026. 10. 16. ✔ 교육방법 : 직접 방문하여 2회기 교육 진행 (회당 2시간 이내) ✔ 교육비 : 전액 무료 055-266-3722
ㅁ 체크리스트 활용 방법
1. 한국여성의전화에서 배포한 체크리스트를 확인한다.
- 위 링크 접속 > 스프레드시트 복사 혹은 이미지 다운로드
2. 집에 도착한 공보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안내 페이지 등을 통해 우리 지역의 후보 리스트와 공약을 확인한다.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홈페이지 : https://t.co/tR3AXdMNLk
- 후보자 : 시장·도지사 등 광역자치단체장, 구청장 등 기초자치단체장, 광역의회의원, 기초의회의원, 교육감, 일부 지역 재보궐 국회의원
3. 살펴보려는 후보자가 체크리스트의 문항에 해당할 경우 체크한다.
4. 체크 완료 후 어떤 후보자에게 투표할지 정한다! 체크가 많을수록 성평등에 가까운 후보자!
내 소중한 한 표, 누구에게 줘야 할까?
한국여성의전화 2026 지방선거 후보 성평등 체크리스트
"성평등사회를 바라는 나, 이 후보 뽑아도 될까?"
“투표는 해야 될텐데 내 선택이 최선의 선택일까?"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민이 깊은 유권자를 위해
한국여성의전화가 성평등 관점에서 후보자를 따져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준비했습니다.
내가 뽑는 내 지역 살림꾼! 체크리스트와 함께 투표 준비를 해보아요.
ㅁ 지방선거 후보자 성평등 체크리스트 다운받기
https://t.co/jBCMTeMfdn
* 성평등노동 전담부서 설치 -경남 성평등 노동환경 기본계획, 성별임금격차 해소 조례 제정, 통합돌봄 노동환경 개선 - 안전한 일터: 직장내 성희롱, 괴롭힘 예방과 근절 - 노동관계법 전면 적용 - 성평등한 일터: 성별임금격차해소, 채용성차별 근절 - 삶을 보장하는 일터: 4대보험 가입 등
(연대) 【10차 ‘여성비정규직 임금차별타파 주간】 기자회견
"쪼개고, 깎고, 지웠다" 여성비정규직 낮은 임금, 구조적 차별을 멈춰라!
■ 일시 : 2026. 5. 26 (화) 오전 10시
■ 장소 : 경남도청 프레스센터
여성 비정규직 임금은 남성 정규직의 39%, 1년 환산 시 5월25일부터 무급으로 일한다.
여성들이 우연히 살아남을 수밖에 없는 사회, 여성들이 우연히 살해당하는 사회, 이 모든 문제의 본질이 성차별이라는 많은 시민들의 지적에도 ‘그것’만은 원인으로 꼽지 않는 사회, 그리하여 다시금 피해자의 생명을 지키는 데 실패하는 사회, 이런 사회가 문제의 본질이다. 대책은 여기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슬픔과 분노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
📍전문 보기 : https://t.co/jvKNnVC13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