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도는 플로우에 조심스럽게 말을 얹어봅니다.
저는 입장상 여러 그림작가님들을 직접 만나요. 행사때 방문드려서 어플 사용에 문제가 없으신지 여쭙다 보면, 자연스럽게 행사와 부스 이야기로 이어지곤 합니다.
제가 봐온 바로는 대부분의 작가님들은 장르에 대한 애정으로 부스를 내십니다. 하지만 아무리 애정이 커도 수익을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어요. 돈을 신경 쓰는 순간 '상업적인 목적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
양일 부스비, 물류비, 교통비, 숙박비도 부담이지만, 한국에서 많이 만드시는 아크릴 굿즈는 주재료가 석유라 제작비 자체가 크게 올랐어요. '애정만으로 돈을 써가며 하는 취미'로 남기엔, 이미 비용이 너무 커져버린 거죠.
이번 8일페는 큰 행사 직후라는 시기와 종일 비 예보까지 겹쳐 방문객이 평소보다 적었어요. 여러 부스를 돌며 이야기 나눴는데, 다음 행사를 참가 할 수 있을지 걱정하시는 작가님들이 적지 않으셨습니다.
흔히 규모가 작거나 어린 작가님들만 이런 고민을 하실 거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인지도가 있거나 이미 프로이신 분들도 다르지 않아요. 그림에는 정말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어가고, 그 시간은 일하는 시간 대신 사용한것이니까요. 결과가 좋지 않으면 참가에 부담되는것은 누구에게나 똑같습니다.
결국 부스를 내시는 분들께 가장 중요한 건 '지속성'이 아닐까 싶어요. 여기엔 생계와 애정이 모두 포함된다생각해요.
그리고 '상업성'과 '애정'은 완전히 갈라놓을 수 있는 개념도 아니지 않나 싶어요.
나와 다른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그림과 굿즈를 만드는 것, 부스를 눈에 띄게 예쁘게 꾸미는 것. 이런 부분 모두가 내 장르와 작품에 쏟는 애정이면서 동시에 구매자분들에게 어필이 되는 상업적인 포인트이기도 하니까요.
물론 상업적 요소만으로 장르와 굿즈를 선택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제가 봐온 대다수의 작가님들은 여전히 장르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부스에 서십니다.
그러니 혹시 좋아하시는 작가님이 수익이나 판매같은 부분을 신경 쓰시는 모습을 보이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그건 장르에 대한 애정을 다음 행사까지, 그다음 행사까지 이어가기 위한 고민일거에요.
작가님들이 부담 없이 오래 부스를 내실 수 있을 때, 우리가 좋아하는 장르의 동인 문화도 그만큼 오래 함께 가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 쉬는시간에 타임라인을 보다가 든 생각을 적다 보니 두서없이 긴 글을 적어버린 느낌이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저 동인 문화가 건강하고 오래오래 잘 유지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