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도 아니고... 이젠 다 지나간,"
슬쩍 눈을 피하자 아예 품에 넣고 꽉 안는 당신.
"왜... 왜 이래요. 갑자기?"
"그냥..."
다정하게 등을 토닥이는 당신에
"숨 막혀요."
괜히 눈물이 고일 뻔 해서 말을 돌린다.
"고마워. 고마워."
그런데, 왜 내 어깨가 젖어가는 건지...
정말 모르겠다.
"그게 아니라... 갑자기,"
"갑자기? 말로 사랑한다 안 하면 몰라요?
왜? 바본가?"
당신이 말하는 찌질한 불안에,
이유 모를 감정이 솟구친다.
"말 끊고 막 얘기한 건 미안해요.
근데요, 난 그냥 나한테도 기댔으면 좋겠다구요."
"...ㅇㅇ아."
민망해서 앞질러가는 내 손을 잡는 당신.
"고마워."
"...ㅇㅇ아."
"ㅁ, 뭐?"
"왜 말을 그렇게 해.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앞서 걷던 당신이 뒤를 돌아본다.
황당한 그의 눈동자와 나의 성난 눈이 마주친다.
"너 나한테 지금,"
"왜. 언제는 말도 편하게 하라며. 아니야?"
"아니..."
걷고 뛰는 사람들이 있는 공원 한복판에
둘만 우두커니 서있다.
붕어빵을 한아름 안고 들어온 당신.
추운 냉기 안에 품었던 따뜻함을 내민다.
"벌 잘 서고 있었지?"
"네에..."
"팔 내려. 이거나 먹자."
떨리는 팔을 내리고 눈치만 보는데,
당신이 건네는 붕어빵 하나.
"...혼자 있는 거 싫었어요."
"그러니까 벌이지. 알았어.
알았으니까 이제 먹자. 응?"
내가 당신에게 걸림돌이지 않을까.
편한 차림으로 옆에 앉은 당신을 보다가,
해사하게 웃는 그 입꼬리를 보다가,
큰 덩치를 꾸깃 접으며 안기는 몸을 안으며,
난, 이런 생각이나 했다.
쪽-
스윽 고개를 든 당신이 입을 맞춰왔다.
아무 이유도, 조건도 없는 당신의 사랑에
불안한 나는 또 기대었다.
내가 당신에게 걸림돌이지 않을까.
편한 차림으로 옆에 앉은 당신을 보다가,
해사하게 웃는 그 입꼬리를 보다가,
큰 덩치를 꾸깃 접으며 안기는 몸을 안으며,
난, 이런 생각이나 했다.
쪽-
스윽 고개를 든 당신이 입을 맞춰왔다.
아무 이유도, 조건도 없는 당신의 사랑에
불안한 나는 또 기대었다.
"너 지금 혼나는거야. 자세."
툭툭. 패들이 붉어진 엉덩이를 치며 신호를 알린다.
매서운 파열음과 잔뜩 떨리는 수가 이어진다.
마지막 수가 끝나고, 날 돌려 세운다.
"한 번만 더 거짓말하면 지금보다 더 혼나."
"네에... 잘모태써요..."
다 풀어진 발음에 당신이 날 품 안에 넣는다.
"으이구."
곧바로 옆허벅지로 패들이 떨어진다.
주저앉아 위를 보는데,
거칠게 머리를 쓸어올린 당신이 무심히 내려다본다.
"뭘 잘했다고. 응?
무릎에서 하는 건 니 좋으라고 하는 거지.
자세 잡아."
안아주지도 않고, 평소보다 딱딱한 말투에,
눈물이 그렁그렁 차오르지만,
그래도 일어나서 책상을 잡는다.
"흐흐... 일어날까?"
"...네에."
당신을 따라 일어나려는데,
나를 엎드리게 하는 당신.
"잠깐만."
협탁에 손을 뻗더니 연고를 손에 쥐고,
이미 휑한 엉덩이에 손을 얹는다.
"봐, 편하지?"
"...추워."
"그건 겨울이라 그래."
"아파요..."
"그건... 어쩔 수 없어."
우리는 7시에서야 방에서 나왔다.
플을 한 다음 날.
알람이 한 번 울리고 꺼진 아침.
추운 겨울 탓을 하며 내려간 이불을 끌어온다.
그때, 안으로 파고드는 당신.
"몇 시야?"
잠긴 목소리에 슥- 이불을 걷고 당신을 보니,
까치집 머리로 큰 덩치를 꾸깃꾸깃 접고 있다.
"...몰라요."
"으응..."
당신은 폰을 찾는 듯 손을 뻗는데,
팔을 내려 당신 앞에 케이크를 내민다.
후-
촛불이 꺼지자, 방 안은 한층 더 어두워진다.
책상 위에 케이크를 내려놓기 무섭게,
맞닿는 우리의 입술.
침대에 툭 다리가 닿는다.
서로의 손이 엇갈리며 옷을 한 겹씩 벗겨낸다.
"하아... 오늘, 주인님이 시키는 대로, 잘 할 수 있지?"
"네에..."
"팔 내려오는데?"
오늘 하루 주인님인 당신의 말에
내렸던 팔이 서서히 올라간다.
"잘 들고 있어. 그래야 내가 불을 붙이지."
"네에..."
케이크판을 받친 손, 팔이 조금씩 떨려온다.
꿇어앉은 무릎이 조금씩 저려온다.
"소원 뭘로 빌지?
이미 소원이 앞에 있어서 그런가?
생각이 안 나네..."
당신의 생일인 오늘 밤,
난 당신의 소유가 되었다.
"우리 아가- 오늘 많이 울었으면 좋겠는데.
이것도 소원이 되나?"
"네에... 돼요, 주, 인님."
손을 모으고 눈을 감은 당신에,
천천히 꿇었던 무릎을 편다.
쪽.
"일어나라고 안,"
"생일 축하해요. 주인님."
피식 웃는 당신의 눈이 예쁘게 접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