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이틀이다. 이재명은 트럼프를 향해 "중동처럼 북한 문제도 주도해 달라"며 바짝 엎드렸다. 그런데 딱 48시간이 지난 뒤, 이번엔 "다른 나라 대하듯 북핵에 접근하면 안 된다"며 황급히 손사래를 친다.
오른쪽으로 가라며 등을 떠밀더니, 갑자기 왼쪽으로 급브레이크를 밟는다. 자아분열인가, 단기 기억상실인가. 어제의 이재명이 오늘의 이재명과 싸우는 모순을 비꼬던 '어제명'이라는 유행어는 이제 폐기해야 할 듯싶다. 딱 이틀 만에 혓바닥이 뒤집히니, 이쯤 되면 '그제명'이라 부르는 것이 과학적으로 타당하다.
우리는 이 기괴한 변덕 이면에 은폐된 코미디를 건조하게 뜯어봐야 한다. '중동처럼 해달라'고 멋모르고 던졌다가, 막상 트럼프가 "북한이 핵을 갖기 전에 조치하지 못한 게 아쉽다"며 진짜 맹수의 이빨을 드러내자 화들짝 놀란 것이다. '중동식 해결'의 현실적인 의미가 B-2 폭격기와 토마호크 미사일이 날아다니는 시원한 '북폭'임을 뒤늦게 깨닫고, 헐레벌떡 주워 담으려는 저 촌스러운 허둥지둥. 이것이 대한민국 외교를 책임진다는 권력자의 해상도다.
외교 무대는 기분 따라 썼다 지우는 인터넷 댓글창이 아니다. 48시간짜리 빈약한 철학으로 동맹국 정상 앞에서 널뛰기를 하는 자. 우리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정교하게 다뤄야 할 화약고의 스위치를, 뜻도 모르고 아무 버튼이나 눌러대는 가장 아둔한 광대의 손에 쥐여준 대가를 치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