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 냇가에서 꼼꼼하게 채소를 다듬던 위저드가 옆에 놓인 (1)피가 쪽 빠진 창백한 토끼 (2)마비독에 당한듯한 살아있는 토끼 …를 보며 고민합니다…) …먹을 사람을 위해 사냥한 몫을 나눠주는 마음은 훌륭해. 하지만 독 내성은 네 여왕님정도나 있잖아. 내가 음식에 해독제까지 넣어야겠어?
(짙은 녹음이 드리운 그늘 아래에 느긋하게 앉아 태양을 스포트라이트 삼아 반짝이는 하얀 장미 군락을 구경중입니다…) …물질계가 더워지면 중간계도 영향을 받을까? 흠, 생각해보면 신도들이 귀가 따갑도록 더워 죽겠습니다 나의 신이여…하고 부르짖으면 저도 모르게 더운 기분이 될 것 같기는 해.
(눈 먼 저주가 잘못 던져진 조약돌마냥 위저드에게 갔는지 숲을 걷던 위저드가 커다란 거미집을 보지못하고 걸려서 허둥댑니다. 겨우 털어낸 앞에 망연해보이는 작은 거미가 동그마니 있는 모습에 멋쩍게 사과를 하고있군요..) (나무 위, 새의 지저귐이 어쩐지 비웃음 같습니다…) 조…좋은 하루 보내.
오. 현실의 한계를 인정하고, 겸허히 받아들이며 끝내 '본래 그러한 이치다'라고 미시적 삶을 살아가는 게 필멸자의 소양이었잖아. 물론 나는 그 사실을 부정하고 끝없이 도전하는 야망있는 너를 늘 존경하고 응원해. (찡긋한 위저드가 다듬은 약초를 가져가기 편하게 놓아줍니다.)
(아침의 위저드가 차가운 물가의 바람과 따뜻한 볕을 즐기며 약초를 다듬고 있습니다.) 음, 나는 철이 들었나? 글쎄… 여러가지를 시도하고, 시행착오를 겪고, 그때의 최선이 한계를 맞이한 후 다른 최선을 찾아나서는 게 신실한 필멸자다운 짓은 아닌 것 같지만 말이야. 정말이지 꿈은 무한하다니까.
😌💦 아니, 나는 영애화법같은게 아니라 정말로 존경한다고…………신의 권역이 개념에 가까울수록 의식이라는 자유를 가지기가 어려워져. 그럼에도 필멸의 의식으로 다가와주시는 분이었잖아. 결과가 어떻든 그건 아주 큰 관용이고 희생이기도 하니까. 나는 행운아였지. 음, 지금도 말이야.
배우는 자들은 모두 먼저 나아간 이들이 놓아준 계단에 감사하고 끝에 도달한 이를 앎으로 전혀 다른 계단을 새롭게 놓아가는 법이지. 나는 당신을 선망하고 섬길 수 있었던 때에 감사해. 삼라만상의 테피스트리의 가장 큰 문양보다 성긴 실 한 땀이 더욱 자유롭다는 걸 알게 해주었으니까.
우리가 전체의 아주 작은 일부일지라도 그 미물이 도달할 지점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잖아. 만물의 청사진이 완전무결하더라도 그 안에서 관측자이자 관측대상으로서 방향성을 가진 무엇들은 모두 다르고, 그걸 부정하면 기실 우리와 신은 같아. ..너무 오만한 이야기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