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은 세를 과시하는 도구가 아니다
사랑하는 자녀들아,
너희는 많은 사람이 모이고, 큰 건물을 세우며, 세상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 신앙도 강해졌다고 생각하는구나.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신앙은 세를 과시하는 도구가 아니다. 나를 따르는 사람의 힘은 숫자와 재산과 권력에서 나오지 않는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내 이름을 외쳐도 그 마음에 사랑이 없고, 아무리 웅장한 성전을 세워도 그 문밖에서 굶주리고 외로운 사람을 외면한다면 무엇을 자랑할 수 있겠느냐?
너희는 신자의 숫자로 하느님의 영광을 측정하지 말고, 세상에 미치는 영향력으로 신앙의 가치를 판단하지 말아라. 나의 이름을 앞세워 정치적 힘을 얻으려 하지 말고, 사람들을 편으로 갈라 세력을 만들지도 말아라.
하느님 나라는 사람을 많이 거느리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마음이 회개하고, 한 사람이 이웃을 사랑하며, 한 사람이 진실과 정의를 위해 자신을 낮추는 데서 시작된다. 세상의 박수보다 하느님의 뜻을 구하고, 너희의 세력을 넓히기보다 사랑의 자리를 넓혀라.
사랑하는 자녀들아,
내가 열두 제자와 함께 길을 걸었던 것을 기억하여라. 나는 군대를 만들지 않았고, 세상의 권력을 얻어 사람들에게 나를 따르라고 강요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작은 이들을 찾아갔고, 병든 사람을 고쳐 주었으며, 죄인이라 손가락질받던 이들과 함께 식탁에 앉았고, 마침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었다. 이것이 내가 보여 준 하느님 나라의 힘이다.
하느님의 힘은 군림하는 힘이 아니라 섬기는 힘이며, 사람을 굴복시키는 힘이 아니라 사랑으로 일으켜 세우는 힘이다. 그러므로 너희 교회와 공동체가 얼마나 커졌는지를 자랑하기보다 얼마나 많은 상처 입은 사람을 품었는지를 돌아보아라.
얼마나 많은 재산을 모았는지를 자랑하기보다 얼마나 많이 나누었는지를 살펴보고, 얼마나 큰 목소리를 내었는지를 자랑하기보다 세상에서 목소리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에 얼마나 귀 기울였는지를 물어보아라.
너희가 작아지고 사랑이 커질 때, 권력이 아니라 섬김을 선택할 때, 세상이 너희를 알아주지 않아도 진실하게 나를 따를 때, 바로 그곳에서 하느님 나라는 조용하지만 힘차게 자라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