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의 전체메일]
우리 회사에 신입이 들어온 지 일주일쯤 됐을 때였다.
점심시간 직전, 갑자기 전 직원에게 메일 한 통이 왔다.
제목은
[점심 메뉴 관련 건]
뭔가 공식적인 공지인 줄 알고 열어봤다.
안녕하세요.
오늘 점심 혹시 제육볶음 드실 분 계신가요?
저는 제육이 먹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수신자 186명.
사무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거 뭐야?”
“누가 보냈어?”
“신입인데?”
아마 같은 팀 선배 한 명에게 보낸다는 게
주소록에서 ‘전체’를 눌러버린 모양이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누군가 장난으로 전체답장을 했다.
[저는 순댓국 한 표입니다.]
30초 뒤 또 왔다.
[제육 좋습니다.]
그리고 다른 층에서까지 참전했다.
[어제 제육 먹어서 국밥 추천드립니다.]
신입은 사태를 수습하려고 급하게 메일을 보냈다.
죄송합니다.
실수로 전체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앞선 메일은 무시 부탁드립니다.
여기서 끝났어야 했다.
그런데 부장님이 전체답장을 했다.
[이미 제육으로 마음이 기울었습니다.]
그 순간부터 투표가 시작됐다.
제육 23표.
국밥 17표.
돈가스 8표.
급기야 다른 부서 팀장님까지
[메뉴 결정되면 장소 공유 바랍니다.]
결국 그날 신입은
자기가 한 번도 말해본 적 없는 사람 11명과 제육볶음을 먹으러 갔다.
오후에 복도에서 만났길래 물었다.
“괜찮아요?”
신입이 넋 나간 얼굴로 말했다.
“네… 그래도 회사 분들이랑 많이 친해졌습니다.”